[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골목식당' 속 돼지찌개집 사장과 홍탁집 사장이 빌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초심을 잃은 이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뒷목 잡는다.
17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2020 여름특집 세 번째 이야기로 꾸며져 서산 해미읍성 골목 긴급 점검과 위생관리 베스트&워스트(BEST&WORST) 가게가 공개됐다.
서산 해미읍성 골목의 돼지찌개집은 지난 촬영 당시 뛰어난 손맛과 친절함으로 백종원의 극찬을 들은 바 있다. 이후 백종원은 1년 만에 찾은 돼지찌개집을 찾았다. 백종원은 주방에 먼저 들어가 미리 익힌 돼지고기 위에 고춧가루와 김치를 담아둔 뚝배기들을 발견했다. 이는 백종원을 솔루션과는 다른 것이었다.
백종원은 음식 맛에 혹평을 쏟았다. 이에 돼지찌개집 사장은 손님들에게 안 좋은 소리 들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또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시종일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끝내 백종원은 조방에서 음식물 쓰레기통까지 들고 나와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서산 돼지찌개집 사장의 태도와 백종원의 실망한 모습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믿었던 돼지찌개집인 만큼 실망도 컸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낸 가게는 이뿐만 아니다. 포방터 홍탁집 역시 위생관리 최하점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골목식당'과 제휴한 위생관리 업체가 선정한 워스트 가게에 홍탁집이 포함된 것. 위생관리 업체는 홍탁집 사장의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아 위생관리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밝힐 정도였다. 백종원은 "업체가 포기할 정도면. 초지일관 D등급이었으면 터음에도 안 좋았을 텐데"라고 걱정했다.
이에 김성주는 "지난해 12월 이후 위생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하더라. 그때 백종원과 무슨 일이 있었는데 이후 안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골목식당'은 겨울특집으로 꾸며져 긴급 점검에 나섰다. 당시 홍탁집도 포함됐는데,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다. 다들 홍탁집 사장이 초심을 잃기 쉽다고 걱정했지만 꾸준히 백종원과 소통하며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결국 백종원도 홍탁집 사장의 노력을 인정하고 메시지방도 정리해 줬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였다. 메시지방이 사라진 후 홍탁집 사장은 위생에 대해 포기한 것이다. 백종원은 "이러면 큰일 난다. 응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러면 안 된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봐라. 이제 와서 다시 메시지방에 들어올 수는 없지 않냐. 그건 창피한 일이다. 홍탁집은 '골목식당'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가게를 통해 희망을 얻은 사람이 많은데 충격"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가지는 않을 거다. 이제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영상 편지로 얘기하는데 제발 부탁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모범생이었던 돼지찌개집부터 개과천선의 여지를 보인 홍탁집까지 모두 초심을 잃은 모양새다. '골목식당'은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 나은 가게가 된다는 기획의도로,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이 직접 식당에 방문하는 구조로 돼 있다. 신뢰를 잃을수록 손님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생계야 직결될 수 있는 문제기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게를 향한 도 넘은 비판도 우려된다.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홍탁집 사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다", "백종원의 노력이 허사가 됐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홍탁집 사장 개인 SNS 댓글에도 누리꾼들의 악플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돼지찌개집과 홍탁집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현재 여론으론 힘들어 보인다. 특히 홍탁집은 백종원의 도움으로 이미 개과천선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한 번 깨진 신뢰는 붙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더욱 노력하는 의지와 진정성을 강조한다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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