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프로 스포츠는 팬들을 위해 존재한다. 이러한 팬들과 소통하며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응원단상에 있는 치어리더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현장에서 팬들과 호흡하던 치어리더들의 일상도 흔들어놓았다. NC 다이노스의 이주희 치어리더는 16일 스포츠투데이의 편집국을 찾아 코로나19 여파로 달라진 응원문화와 자신의 일상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주희 치어리더는 2018년 봄부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치어리더를 맡고 있다. 귀엽고 예쁜 외모와 열성적인 응원으로 NC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갓주희'로 불리는 중이다.
어느덧 NC를 대표하는 치어리더로 성장한 이주희 치어리더에게 이번 봄은 무척이나 낯설었던 시간이었다. 매년 꽃피는 봄이 오면 KBO리그가 개막해 팬들과 열띤 응원전을 펼쳤지만 올 시즌에는 코로나19 여파로 3월말로 예정됐던 개막일이 미뤄졌다.
이주희 치어리더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다"며 "항상 4월이 되면 프로야구가 개막을 해서 치어리딩을 하게 됐었는데 이러한 일상이 갑자기 사라져 버려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었다"고 전했다.
방황도 잠시, 이주희 치어리더는 팬들과 소통할 창구를 찾아냈다. 그녀는 "프로야구가 언제 시작할지 모르니까 연습을 틈틈이 했다. 그런데 계속 개막이 미뤄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야 되고 점점 연습량을 줄이다 나중에는 1주일에 한번 정도만 팀원들과 연습을 하곤 했다"며 "그 빈 시간 동안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내 일상을 보여주는 유튜브를 시작했다. 몸매 관리를 위해 필라테스도 시작했다"고 달라진 일상을 전했다.
KBO리그는 우여곡절 끝에 5월5일 그 막을 올렸다. 뒤늦은 개막을 맞이했지만 잔존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위험성 속에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졸지에 응원단은 팬들의 함성 소리 없이 응원을 진행하게 됐다.
이주희 치어리더는 "개막을 하고 응원단상에 올라갔는데 앞에 팬들이 안 계시니까 너무 어색했다. 처음에는 실감도 안되고 리허설이나 연습경기를 하는 느낌이었다"며 "나중에 실감을 하게 되고 정신이 들고나니까 너무 슬프고 울컥했다. 팬분들도 다들 오고 싶어 하실 텐데 저희만 여기서 응원을 하는 것이 죄송스럽기도 했다"고 무관중 경기에 대한 아쉬웠던 심정들을 쏟아냈다.
NC 응원단은 무관중 경기의 아쉬움을 팬들이 지켜볼 수 있는 랜선 응원으로 달래고 있다. 실시간 유튜브로 전달되는 랜선 중계를 통해 팬들에게 현장의 분위기를 배달 중이다. 하지만 실제 팬들과 현장에서 호흡하는 것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주희 치어리더는 "저희도 처음에 (랜선 응원을 할 때에는) 어색했었다"며 "아무래도 팬들과 응원을 할 때보다는 흥이 덜 나는 것 같다. 카메라 한 대를 보고 응원을 펼치는 것과 팬 여러분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은 다르다. 특히 카메라는 몇 분이 보시는지 실감이 안난다. 그래도 더 많은 분들이 랜선 응원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랜선 응원을 진행 중인 소감을 밝혔다.
NC는 2020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 중이다. 만약 무관중 경기가 아니었다면 팬들의 함성이 창원 NC파크를 뒤덮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이주희 치어리더는 NC팬과 함께 다 같이 어깨동무를 하는 순간을 그리워하고 기대했다.
그녀는 "NC가 올시즌 너무 잘하고 있는데 점수를 많이 내고 승리하는 순간이 오면 팬분들이 생각나는 것 같다"며 "있어야 될 함성이 없고 다 같이 어깨동무하고 신나하고 그래야 하는데, 저희 팀원끼리만 흥겨우니까 아쉽다. 이런 순간에 팬들이 있었다면 '그 희열감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어깨동무 응원가가 2개 있다. 기존의 응원가가 있고 이번시즌 새롭게 만든 응원가가 있다"며 "새로운 응원가 '투게더 NC'라는 곡을 아직 무관중 경기여서 팬들하고 못 불러 봤다. 이 응원가를 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부를 수 있는 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항상 가장 기쁜 순간에 이 노래가 나오기 때문"이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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