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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반도', 확장된 K-좀비로 올여름 극장가 강타 [ST이슈]
작성 : 2020년 06월 17일(수) 17:30

#살아있다 반도 / 사진=각 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올여름 한층 진화된 K-좀비(한국형 좀비)가 극장가를 강타한다. 영화 '#살아있다'부터 '반도'까지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서양의 오래된 장르인 좀비물이 한국에 넘어와 강력한 K-좀비로 탄생한 것. 나아가 K-좀비는 좀비물의 고장인 미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좀비는 되살아난 시체를 뜻한다. 좀비물은 현대사회에 의문의 이유로 좀비가 창궐한 뒤 무너진 세상에서 생존자들의 고군분투를 그리는 장르다. 사람을 물면 물린 사람도 괴물이 되는 좀비는 1968년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캐릭터로 정착됐다. 이후 좀비물은 할리우드에서 큰 인기를 끌며 다수의 영화로 제작됐다. '레지던트 이블', '월드워Z', '웜바디스' 등이 대표적이다.

좀비를 다룬 한국 영화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6년 개봉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부터다.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개봉 당시 1156만7662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천만 영화 대열에 오른 바 있다.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부산행'은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메인 무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외신들은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의 탄생이며 완벽한 영상미를 자랑한다"고 보도했다.

본격적으로 K-좀비를 세계에 알린 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었다. '킹덤'은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 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2019년 시즌1에 이어 올해 3월 시즌2까지 190여 개국에서 동시 공개된 '킹덤'은 연이어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외신도 호평 일색이었다. 미국의 매체 포브스는 "지금까지의 좀비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AMC 좀비 드라마 속 좀비처럼 꾸물거리지 않고 훨씬 빠르다. '워킹 데드'를 뛰어넘는다"고 극찬했다. 트릴리스트는 '신기한 모자, 불붙은 화살, 엄청난 특수효과, '센스8'의 배두나까지 볼 이유로 가득 찼다"고 전했다. 영국의 매체 옵저버는 "'왕좌의 게임'의 정치적 음모, '기생충'의 계급 갈등에 좀비의 위협을 더했다"고 보도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K-좀비의 매력이 무엇이었을까. 우선 스피드와 전투력이 높다는 점이다. 좀비는 살아있는 시체로 대개 느리게 움직인다. 그러나 K-좀비는 스피드는 물론, 인간을 사냥할 때는 지능을 보이기도 한다. 또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은 "방금 전까지 내 동료, 이웃이었던 사람이 좀비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한 크리처가 아닌 희생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K-좀비의 인기 비결을 꼽았다.

이 가운데 올여름 '#살아있다'와 '반도'가 나란히 극장가를 찾는다. 24일 개봉되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K-좀비 열풍에 힘입어 '#살아있다' 역시 국내외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일형 감독은 "'부산행'과 '킹덤'은 미국에서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좀비라는 장르 팬들이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다. 최근 'K-좀비'라는 단어를 들었다. 확실히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살아있다'는 감정의 공유를 어필하려 한다. 내가 극 중 인물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7월 개봉 예정인 '반도'는 '부산행' 이후 서울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전대미문의 재난 속 탈출한 정석(강동원)이 고립된 반도에서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받으며 펼쳐진다. 전작인 '부산행'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강렬한 좀비를 내세웠다. 배우 이정현 역시 "'부산행'보다 '반도' 좀비들이 더 빠르다. 전개도 더 빨라지고 영화도 강렬해졌다. 촬영 내내 흥분됐고, 신나고 좋았다"고 전할 정도였다.

이처럼 '핫'한 K-좀비를 업고 '#살아있다'와 '반도'가 나란히 출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극장에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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