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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맛'은 어쩌다 '아무 맛'이 됐을까 [ST이슈]
작성 : 2020년 06월 17일(수) 18:30

아내의 맛 /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아내의 맛'이 연출 의도를 잃고 화제성만 쫓아가고 있다. 시청률 고공상승의 단맛을 알아버린 연출진은 시청자들의 불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중이다.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은 대한민국 셀러브리티 부부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실현 가능한 행복 라이프를 찾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첫 방송 후 함소원 진화, 홍현희 제이쓴, 이하정 정준호 등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부부들의 일상이 공개되곤 했다. 특히 함소원은 아버지 발인식까지 공개하며 프로그램에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듯 다양한 일상을 살아가는 부부들이 '아내의 맛'을 거쳐갔고 프로그램 본연의 콘셉트를 갖게 됐다. 부부의 갈등부터 화해까지 오롯이 담아내면서 시청자들은 공감하기도 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케빈 나의 약혼녀 폭로, 지역 비하 단어 사용 논란 등 잡음이 다소 있었지만 '아내의 맛'은 100회 특집을 진행할 만큼 견고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현재 '아내의 맛' 위치는 조금 다르다. 프로그램 취지에서 한참 벗어난 트롯 가수의 출연이 빈번해지며 본연의 프로그램 색이 흐려지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경연 참가자들은 꾸준히 '아내의 맛'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있다. 문제는 기획의도에 맞지 않는 출연자가 왕왕 등장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아내 없는" 트롯 가수들의 '아내의 맛' 출연이 뜬금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듀엣 프로젝트라는 명목 하에 출연 중인 정동원과 남승민, 홍잠언이나 임도형은 프로그램 제목과 완전히 배치되는 출연자다.

더군다나 프로젝트 그룹의 데뷔 전 에피소드까지 나왔다. 16일 방송분에서는 프로젝트 그룹 미스터T가 프로듀서 조영수와 함께 첫 앨범 구상을 위한 MT를 떠났다. 이들이 부부도 가족도 아닌 만큼 그룹 이름을 알리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스터T 이야기 이후 김세진 이혜지의 낚시 대결이 이어졌으며 함소원 진화 부부와 중국마마의 담석 제거 수술도 함께 나왔다. 방송 말미에는 정동원과 임도형, 나하은의 안무 연습이 전파를 탔다. 앞 뒤로 '아내의 맛'과 전혀 관련 없는 트로트인들이 담긴 것. 구색을 맞추기 위해 함소원 진화와 김세진 진혜지 부부를 살짝 끼워 넣은 수준이다.

꾸준한 일침 속에서도 시청률은 계속 올랐다. 16일 방송분은 시청률 9%(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10.3%까지 치솟으며 화요일 예능 1위를 수성했다.

최근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은 나오기만 하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올킬에 성공했다. 일명 '흥행 보증 수표'인 셈이기에 연출진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카드다. 하지만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해 의도를 잃어버린 주객전도가 나타나는 지금의 현상이 과연 옳을까. 출연진 인기에 편승하려는 목적이 프로그램 본연의 목표를 잊게 만든 것은 아닐까.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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