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칸 영화제도 사실상 올해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가운데 베니스 영화제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국제 영화제들의 다른 행보다.
미국의 매체 AP 통신 등은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의 말을 빌려 1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내년 4월 25일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2월 28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계획보다 8주 밀리게 됐다.
코로나19로 3월부터 극장이 폐쇄되고 신작 개봉이 밀린 상황에서 한해 영화를 결산하는 시상식이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코로나19로 할리우드 영화 개봉 일정에 큰 혼란이 생기면서 시상식이 연기됐다. 올해 개봉된 영화만으로 시상식을 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연기된 것은 역대 네 번째로 40년 만의 일정 조정이다. 더군다나 시상식을 8개월이나 앞둔 시점에서 연기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상식 일정에 연기됨에 따라 출품작 자격 심사 기간도 내년 2월 28일까지로 연장됐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과 돈 허드슨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영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화 제작자들이 어떤 불이익을 받지 않고 영화를 완성하고 개봉하는데 유연성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칸 영화제 역시 5월 개최가 불가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는 가을에 개최해 영화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 베니스 영화제의 알베르토 바르베라 예술감독과 영화제가 취소될 경우를 대비해 함께할 것을 논의 중이다. 만약 칸 영화제가 취소된다면 다른 영화제들과 파트너십을 논의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베니스 영화제는 9월 중 개최에 대해 변동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베네토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가 9월 2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베니스 영화제를 두고 변동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이아 주지사는 "올해 영화제는 축소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다만 세계 곳곳에서 영화 제작이 중단되고 있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출품되는 작품수가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초 여행과 영화관 등의 산업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으나 별도의 영화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영화 팬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에는 현재 23만7290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3만437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국가다. 이에 영화제 강행은 무리수라는 여론이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모였다. 9일 부산국제영화제 측에 따르면 초청 작품 선정 작업과 해외 게스트 섭외 등 정상 개최를 위한 업무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적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온라인 개최가 아닌 정상적인 현장 개최가 목표다. 하지만 무관객으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등 코로나19 여파 속에 열린 영화제들의 개최 사례를 모델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제 영화제는 물론 국내 최대 영화제까지 코로나19로 비상이다.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가 연기를 선언한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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