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영혼수선공'이 참신하고 현대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로 큰 관심 속 시작됐지만, 주연 배우 신하균과 정소민의 연기력 차이에서 비롯된 부조화 때문인지 종영을 한 주 앞뒀지만 1%대의 부진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시작된 KBS2 드라마 '영혼수선공'(극본 이향희·연출 유현기)이 어느덧 종영을 한 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작이 되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과 달리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이 4.7%(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무난한 시작을 알리는가 했지만 시청률은 곧바로 4%에서 1%대까지 하락하며 상반기 부진했던 KBS '1%대 시청률 드라마' 대열에 합류하고 말았다.
'영혼수선공'은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치유'하는 것이라고 믿는 정신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의학 드라마다. 이 작품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쩐의 전쟁'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1'의 이향희 작가, 또 의학드라마 '브레인'의 감독 유현기가 함께한다고 전해지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유현기 감독은 9년 전 '브레인'에서 호흡을 맞췄던 신하균과 재회해 작품을 이끌어간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고 기존 외과적 수술이 난무하는 의학드라마와 달리 정신건강에 초점을 맞춰 현대인들의 공감을 일으키는 의학드라마라고 소개해 더욱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두 주인공인 신하균과 정소민의 연기력 부조화가 부진한 결과의 원인으로 작용된 듯싶다.
세상에 둘도 없는 괴짜 의사 이시준 역을 맡은 신하균은 '괴짜'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과하지 않은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변화들을 느끼게끔 했고 안정적인 톤으로 대사들을 구현하며 이시준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하지만 분노조절 장애 증상을 갖고 있는 뮤지컬 배우 한우주 역의 정소민은 '분노조절 장애'라는 특징에만 과몰입한 듯 보였다. 한우주가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가 많은 캐릭터인 만큼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 역시 많았을 터, 이때마다 정소민은 '나 이제 화낸다. 나 진짜 화났다'라고 보여줘야겠다고 준비한 사람처럼 보이는 일관된 분노의 톤과 액션들이 가미한 연기로 어색함을 안겼다.
정소민은 분노할 때마다 눈을 부릅뜬다거나, 고개를 내미는 등 만화 캐릭터를 떠올리게끔 하는 과한 제스처가 주가 된 분노 연기를 반복해 선보였고 이는 사실 회가 거듭되면서 설득력을 잃었다. 분노 연기는 매회 일정한 패턴이었기에 한우주가 가진 분노의 깊이와 그 차이는 그렇다 할 정도로 와닿지도 공감이 가지도 않았다. 그의 연기는 종영을 코 앞에 뒀지만 엉성하고 겉돈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상대역 신하균과의 연기 깊이 차는 너무나도 컸고 이는 부조화를 이뤘다.
특히 '영혼 수선공'은 서사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기보다 거의 매 회 다른 에피소드들로 꾸려져, 내용적으로는 신선함을 안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일관된 정소민의 한우주 캐릭터는 분노조절을 갖고 종종 윽박을 지르는 캐릭터 그 이상, 이하의 의미를 띠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정소민은 여주인공으로서 무게감과 존재감을 그렇게 드러내지 못했다. 되려 매회 마음의 아픔을 갖고 새롭게 등장한 배우들이 더 큰 울림을 주는 연기를 선보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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