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엔플라잉 "'아 진짜요', 이상하게 빠지게 되실걸요" [인터뷰]
작성 : 2020년 06월 16일(화) 11:00

엔플라잉 인터뷰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아 진짜요?"

이제 아무 생각 없이 이 말을 내뱉다가는 영혼 없는 리액션이라며 한소리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밴드 엔플라잉(이승협(리더, 랩, 보컬, 기타, 피아노), 차훈(기타), 김재현(드럼), 유회승(보컬), 서동성(베이스))이 형식적으로 '아 진짜요'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만든 신곡 '아 진짜요. (Oh really.)'로 돌아왔다.

'아 진짜요. (Oh really.)'는 이승협이 회사 2층 녹음실에서 본 풍경을 바탕으로 쓴 곡이다. 이승협은 "프로듀서 분들이 여러 분 계신데 다 같이 밥을 드시러 가시고 두 분만 남은 거다. 두 분이서 너무 안 친한데 어쨌든 얘기를 하긴 해야 하니까 자꾸만 '아 진짜요?' 하시더라. 어색하니까. 근데 그때 제 감정이 좀 외로웠다. 외로운 감정으로 '아 진짜요'를 풀어내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곡 탄생 비화를 밝혔다.

엔플라잉 이승협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나는 멜로디 뒤 외로운 가사가 주는 반전은 멤버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멤버들은 "곡 분위기랑 상반되는 가사가 묘하게 매력이 있다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현은 "노래는 경쾌하지만 슬픈 가사의 느낌을 어떻게 퍼포먼스로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다섯 명이서 그 느낌을 살려봤는데 새롭더라. 자세히 보시면 악기 연주나 노래를 할 때 마냥 밝지만은 않다. 그 부분도 즐겨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고, 서동성 역시 "재밌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승협이 형이 '이런 내용이다'라고 설명해줘서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연주할 때 어느 부분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곡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회승은 노래를 처음 듣고 내심 뜨끔했다고 털어놨다. 평소 '아 진짜요'를 입에 달고 사는 '아 진짜요 달인'이라 '내 얘긴가' 싶었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 진짜요'는 소울리스 리액션이 아닌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현은 "멤버들마다 '찐반응'이 다르긴 한데 회승이는 실제 '아 진짜?'라고 많이 한다. 단계별로 세지는 3단계형이다. 동성이는 '음' '흐음' 이런 말을 자주하는 추임새형이고, 저는 이모티콘 표정(ㅇㅁㅇ)형이다. 훈이는 표정과 반응을 같이 하는 혼합형"이라고 멤버별 진심의 리액션을 오픈했다. 이어 이승협이 "'아 진짜요?'가 나쁜 게 아닌데 그런 이미지가 있다 보니까 이런 노래 주제가 될 수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서동성은 "이 노래를 하고 난 이후로 '아 진짜요?'가 들린다. 누군가가 얘기를 하면 그 단어만 들린다. 이상하게 이미 빠진 것 같다"고 웃었다.

엔플라잉 유회승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플라잉은 '아 진짜요. (Oh really.)'를 강제공감송이라 이름 붙였다. 습관적으로 '아 진짜요?'를 내뱉다 엔플라잉의 '아 진짜요. (Oh really.)'를 떠올리고 '아 진짜요. (Oh really.)'를 한 번 더 듣길 바랐다. 이승협은 "어색한 남녀가 첫 소개팅에서 '아 진짜요?' 하는 순간 저희 노래 '아 진짜요. (Oh really.)'가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사실 저도 노래를 만든 이후로 '아 진짜요'란 말이 엄청 신경 쓰인다. 그런 상황이 많아져서 다른 분들도 '아 진짜요?' 해놓고 서로 '엔피아(팬덤명)세요?' 그랬으면 좋겠다"고 상상했다.

김재현은 "아마 제 생각에는 이번 노래를 듣고 교우관계나 여러 관계들을 돌이켜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쟤 나한테 '아 진짜요?' 이 말 많이 쓰는데?'"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많은 분들이 '옥탑방'을 기억조작송이라고 불러주셨는데 '아 진짜요. (Oh really.)'는 강제공감송, 강제뜨끔송, 이런 느낌으로 들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엔플라잉 서동성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아 진짜요. (Oh really.)'가 담긴 이번 신보의 제목은 'So, 通 (소통)'이다. 풀어쓰자면 '그래서 통한다'로, 엔플라잉의 음악으로 통한다는 의미다. 이승협은 "지금 소통을 하기가 힘든 시기이지 않나. 노리고 그렇게 한 건 아닌데 음악으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소통'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엔플라잉은 스스로 "소통이 잘 되는 편"이라 자부했다. 실제 엔플라잉은 허물 없이 속마음을 얘기하고 주기적으로 가족식사, 이른바 '가식' 시간까지 갖고 있다. 엔플라잉은 '가식'에는 평소형 가식과 문제형 가식이 있다며 "평소형은 정기적인 식사고 문제형 가식은 누군가 조금 힘들어 보일 때 가지는 식사"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가진 문제형 가식은 유회승, 김재현 때문이었다. 유회승은 "항상 하는 고민이지만 제가 보컬적으로 고민이 많아서 형들한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고 했고, 이승협은 "재현이가 '밥 먹자'고 하는 말에 아무도 대답을 안 해줘서 속상했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면서 "보통은 엔피아 분들하고 '어떻게 소통할지' '뭘 해야 좋을지' 얘기를 많이 한다. 이번에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버스킹을 뛰어넘는 소통이 없더라. 그런 얘기를 하는 문제형 가식도 있었다"고 전했다.

엔플라잉 차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플라잉은 컴백에 앞서 랜선 버스킹 '랜통라이브(LAN-通-LIVE)'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재현은 "라이브가 고프다. 관객들하고 뛰어놀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는 상황이라 간소하게나마 저희 식대로 보여드렸다. 랜선으로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랜선이라 현장감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피아 분들이 너무 즐겁게 즐겨주시고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보답 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이승협도 "팬분들이 큰 스크린 뒤에 놓고 '밀지 마세요' 하면서 현장감을 살려주셔서 정말 좋았다"고 덧댔다.

엔플라잉은 올해 데뷔 5주년을 맞았다. 이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소통하며 75년 더 달려가겠다고 공언했다. 김재현은 "80세 때까지 건강하게 음악하고 싶다. 요즘 운동도 시작했다. 80세 때 꼭 인증하고 싶다. 80세 됐을 때 지금처럼 똑같이 이렇게 준비하고 있겠다. 커피도 그대로 놓겠다. 그때 다시 보자"며 모두의 건강을 기원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좋았던 일, 슬펐던 일, 행복해서 울었던 일, 여러 감정들이 있었거든요. 5년 동안 또 '새로운 감정들을 알게 됐구나' 싶어요. 적은 나이에 데뷔한 것도 아닌데 새로운 감정을 느낀 거잖아요. 이 순간 이후로도 또 어떤 새로운 감정들을 느낄까 궁금해요. 그 감정들을 엔플라잉 멤버들과 함께 느끼고 싶어요."(김재현)

엔플라잉 김재현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