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한화 이글스는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9회말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지긋지긋한 18연패에서 탈출한 한화는 8승27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최하위고 갈 길이 멀지만, 역대 최장 연패 신기록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자존심을 지켰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전날 경기가 폭우로 서스펜디드되면서 한화는 3-4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가용할 투수도 마땅치 않아 지난 11일 2.1이닝을 던졌던 김범수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김범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3.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많은 주자를 내보냈지만, 위기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김범수의 투혼에 타자들도 응답했다. 4-5로 뒤진 7회말 1사 1루 상황, 이용규는 자신의 종아리를 향하는 공을 피하지 않고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부상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용규는 위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베테랑의 투혼으로 만들어낸 1사 1,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등장한 정은원은 2타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1루 주자 이용규는 홈까지 전력 질주하며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홈베이스를 터치했다. 한화가 6-5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이후 한화는 8회초 두산에게 6-6 동점을 허용했다.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9회말 공격. 이번에도 이용규가 물꼬를 텄다.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정은원의 진루타와 김태균의 고의4구로 1사 1,2루 찬스가 이어졌다.
한화의 마지막 반격은 호잉이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무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태형이 힘을 냈다. 좌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끈질긴 승부로 폭투를 유도하며 2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 3-유 간을 꿰뚫는 안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8연패의 사슬을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힘들게 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한화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한화는 이날의 승리를 통해 이기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힘들게 승리를 거둔 한화가 연패 탈출을 계기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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