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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적자 쓰나미, OTT 대안일까 적수일까 [2020 상반기 방송계]
작성 : 2020년 06월 20일(토) 12:00

KBS, MBC, SBS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원래도 좋지 않던 방송사 광고 시장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라는 쓰나미가 덮쳤다. 특히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숨 쉴 구멍은 OTT 서비스 단 하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사장들은 지난 4월 정부에 정책 지원을 요청하는 한국방송협회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얼어붙은 국내 경제가 지상파 방송을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예상 광고 매출의 약 40%에 가까운 물량이 빠졌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강력한 차별 규제를 받으며 급격한 광고 매출 하락을 겪어온 방송사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계 상황에 다다랐고, 일촉즉발에 가까운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3사는 정부에 중간광고 즉시 시행과 방송통신발전기금 50% 경감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스토브리그, 부부의 세계 / 사진=SBS, JTBC


2011년부터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내리막길을 걸어왔고,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아도 뚜껑을 열어보면 적자인 작품이 여럿이다. 무려 최고 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2'도 적자를 기록했고, '스토브리그' 또한 인기가 높아지자 2부에서 3부 편성으로 변경했다. 흐름이 깨진다는 시청자들의 반발에도 '쪼개기 방송'을 강행하는 이유는 단 하나, 광고 수익 때문이다.

이용석 SBS 드라마 EP(책임 프로듀서)는 지난 1월 "'낭만닥터 김사부2'는 적자가 예상되고 '스토브리그'는 BEP(손익분기점)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며 "광고 시장이 드라마 2개 히트작을 지지 못 해줄 바에는 그래도 좀 더 나은 '스토브리그'에서 조금 더 적자를 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듯 지상파는 원래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더라도 케이블, 종편은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꾸준히 방송광고 매출 시장 점유율을 높이던 tvN과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편 4사 계열이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울상이기는 마찬가지다.

tvN 측은 "코로나19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따른 방송광고 시장 침체로 TV광고 집행이 축소, TV광고 매출이 역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가장 큰 흥행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JTBC '부부의 세계' 또한 국내 주문형비디오(VOD) 수익만 3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지만, 광고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건비가 늘어나는 등 돈이 나갈 구멍은 큰데 광고 등 들어올 구멍은 쪼그라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이제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Over The Top Service)와 동시 계약이 아니면 매출을 내기 어렵다"며 "이제 기본적인 드라마 사업 구조가 OTT로 매출을 메꾸는 상황으로 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존도가 더욱 심해졌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웨이브


OTT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총 제작비의 45~60% 수준을 판권비로 지급한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국내 방송사와 넷플릭스에 방영권 판매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VOD와 PPL(간접광고)까지 더하면 상당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회당 제작비가 20억 원에 달하는 SBS '더 킹-영원의 군주'는 시청자들의 평가가 예상보다 좋지 않았지만 넷플릭스와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쌍갑포차' 또한 사전 제작돼 넷플릭스에 선 판매됐다.

토종 OTT인 웨이브도 오리지널 프로그램 투자에 나선다. 출범 당시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강조한 웨이브는 올해에만 6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방송 중인 MBC '꼰대인턴'을 시작으로 MBC 'SF8(에스 에프 에잇)', SBS '앨리스',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 등 드라마 4편에 대한 투자를 확정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넷플릭스가 '킹덤', '인간수업'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우는 것처럼 웨이브도 방송사에서 제작한 드라마에 투자해서 판권을 사오는 방식으로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6월 광고경기전망지수(KAI; Korea Advertising Index)는 105.3으로 전월대비 강보합이 전망됐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마케팅 심리가 위축되며 광고시장의 장기 침체가 우려됐으나 국내 코로나 상황이 다소 진정되면서 하절기를 대비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광고집행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업종, 일부 매체에 한정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반등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로 그늘진 방송사에 OTT가 유일한 빛이 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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