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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포기한 김연경, 그만큼 간절한 올림픽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6월 11일(목) 07:00

김연경 / 사진=팽현준 기자

[회현동=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모든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가치는 연봉으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선수일수록 높은 연봉을 받고, 반대의 경우 적은 연봉을 받는 것이 프로스포츠의 상식이다.

하지만 모두의 상식을 뒤엎는 결정을 내린 선수가 있다. 바로 '배구여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지난 6일 흥국생명과 계약하며 연봉 3억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의 레프트로 평가받는 김연경은 그동안 약 15-20억 원 수준의 연봉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V-리그로 복귀하면서 기존 연봉에 1/4 이하의 금액에 계약을 마쳤다.

워낙 뛰어난 실력을 과시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김연경의 나이는 벌써 만 32세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이 하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때문에 김연경이 앞으로 맞이할 1년은, 이전의 1년보다 훨씬 소중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연경은 낮은 연봉을 감수하고 V-리그 복귀를 택했다. 흥국생명이 김연경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연봉은 6억5000만 원이었지만, 그조차도 마다하고 3억5000만 원만 받겠다고 했다. 프로스포츠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그러나 김연경의 답은 간단했다. 연봉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올림픽이다.

그동안 진출하는 리그마다 수많은 트로피를 챙긴 김연경이지만, 딱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올림픽 메달이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각각 4위, 8강에 그치며 아쉽게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은 김연경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최상의 몸상태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김연경은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국내 무대로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김연경은 10일 열린 복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대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해외 상황이 좋지 않아 확실히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겼다"면서 "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국내 복귀가 가장 경기력을 유지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목적은 경기력이었다.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또 "배구선수로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이 올림픽 메달"이라면서 "지금도 많은 에이전트, 구단들이 제 연봉을 보고 놀란다. 하지만 이는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내년 올림픽에서 최고 컨디션으로 마지막으로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가 없는 성공은 없다. 그동안의 성공을 위해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했던 김연경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안다. 막대한 금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국내에 복귀한 것은 김연경에게 그만큼 올림픽 메달이 간절했다는 뜻이다.

앞으로 1년, 누구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낼 김연경이 올림픽 무대에서 목표했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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