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산 넘어 산이다. 시작 전부터 출연자 논란으로 얼룩진 '하트시그널 시즌3'가 방송 중 또 출연자 논란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5일 채널A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3'(이하 '하트시그널3') 출연자가 4년 전인 2017년 1월,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여성을 폭행해 벌금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해당 출연자가 김강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강열은 SNS에 "순간적으로 잘못을 하게 됐다"며 "사과의 말씀도 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지만 원하지 않으셨고, 법적 처벌을 원하셨다. 쌍방의 문제였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당시 깊은 후회를 느끼고 피해자분께 또 다른 불편을 드리지 않도록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피해자 A씨는 "사실 관계가 많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A씨는 "(김강열이)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주고서 다시 클럽에 가 친구들과 웃으며 놀았고 그걸 SNS에 올렸다. 경찰 지구대에서는 실수를 뉘우쳤다고 했지만, 모든 사과와 행동이 거짓이란 걸 알게 돼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쌍방의 문제'라는 말에 대해서도 A씨는 "나와 친구가 계속 대화를 시도했지만 돌아온 건 '신고해도 상관없다' '우리가 뭐 하는 애들인 줄 아냐' 같은 협박과 조롱이었다. 정말로 쌍방의 문제였다면 약식명령을 받지 않고 정식재판을 신청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김강열은 다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에 명확한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김강열에게 벌금형이 주어진 만큼 김강열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중이다. "범죄 전력이 있으면서 어떻게 방송에 나올 생각을 했냐" "뻔뻔하다" 등의 반응은 물론이고 "하차하라"는 반대 여론 역시 더 극심해진 모양새다.
이 와중에 '하트시그널3' 출연자인 임한결은 9일 카페 겸 와인바를 개업했다며 김강열 등 출연진이 보낸 화환을 인증하는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논란으로 피해자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마당에 굳이 김강열을 언급하며 자신의 가게를 홍보해야 했냐는 시청자들의 불편한 시선이 일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 제작진은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강열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된 탓에 "통편집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으나 논란 이후 본방송 날인 10일까지도 '하트시그널3' 측의 사과나 대책은 일절 없는 상황이다. 논란을 유야무야 뭉갠 채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물론 제작진 또한 출연자 이슈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격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출연진을 직접 발굴해 방송에 출연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을 빗겨가긴 어렵다.
심지어 '하트시그널'은 수번 출연자 논란으로 곤욕을 치러왔던 터다. 시즌 1 강성욱이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시즌 2 김현우는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이번 시즌 3는 김강열을 비롯해 이가흔, 천안나 등 절반에 가까운 출연자가 논란에 휘말렸다. 일반인 출연자라 그들의 과거 모두를 다 알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가 지나치다. '하트시그널' 제작진의 출연자 검증 시스템에 의문이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하트시그널'은 수개월 전 찍은 촬영분을 후에 편집해서 내보내는 형태고, 프로그램 특성상 다른 출연자들과도 깊게 엮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 사실상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의 단독 편집이나 하차가 힘들다. 그만큼 제작진의 판단은 더 신중했어야 했고, 논란에 대비할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했다.
그러나 '하트시그널'은 배움 없이 도리어 논란의 스케일을 키워나갔고, 후속 대처 역시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벗지 못하며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쯤 되니 연예인이 되려는 목적, 혹은 자사 가게 홍보 등을 위한 출연은 귀여워 보인다. 각종 범죄가 속출하며 '하트시그널'은 '범죄시그널'이란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뻔뻔할 정도로 철면피인 출연자와 '모르쇠'로 일관 중인 제작진이다. 이 두 환장의 컬래버가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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