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시즌 초반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인 이상규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상규는 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0회초 등판해 0.1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상규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4.40(14.1이닝 7실점)으로 상승했다.
2015년 LG에 입단해 1군 무대에서 지난 시즌 1경기 만을 소화했던 이상규는 2020시즌을 앞두고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150km를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LG 불펜진에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상규는 여세를 몰아 정규리그 초반부터 무실점 경기를 연이어 기록했고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부상을 틈타 클로저 자리를 꿰차며 연거푸 세이브를 잡아냈다.
그러나 최근 이상규의 맹렬한 기세가 꺾이고 있다. 지난 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2실점하며 첫 패를 당한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김강민, 제이미 로맥 등에게 뭇매를 맞으며 패전의 쓴 맛을 봤다. 특히 150km를 육박하던 패스트볼이 140km 초,중반대에 머물면서 구위에서도 아쉬운 면을 나타냈다.
사실 지난해까지 1군 경험이 1경기에 불과한 이상규가 시즌 내내 그것도 클로저 자리에서 잘 던질 것이라는 계산은 애당초 어려운 미션이었다. 지금의 부진과 고비는 예견된 결과였던 셈이다.
그러나 예견된 고비임에도 불구하고 이상규의 부진은 LG에게 뼈아프다. LG는 올해 필승조의 운영 폭이 정우영, 진해수, 이상규로 좁혀져 있다. 지난해 불펜에서 힘을 보탰던 김대현, 송은범 등은 시즌 초반 난조를 드러내며 아직 확실한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규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LG는 필승조의 질과 양 모두 리그 내 경쟁력에서 매우 뒤처질 전망이다. 불펜진의 경쟁력 약화는 상위권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부상 이후 잘 버텨내던 LG가 최근 그를 향한 그리움을 키우고 있다. 고우석이 이르면 7월초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때까지 LG 불펜진이 뒷문을 사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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