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돌부처' 오승환이 돌아왔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013년 10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이후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랐다. 약 7년 만에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공을 뿌리는 것이기에 중계 카메라는 오승환의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그만큼 복귀전에 쏠린 관심은 지대했다.
오승환은 팀이 3-4로 한 점 뒤져있는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박준태에게 우측으로 뻗어가는 2루타를 허용했다. 다음주자 김주형에게는 희생번트를 허용, 1사 3루 상황을 자초했다. 김규민은 태그아웃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지만, 서건창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방망이를 잡은 김하성을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복귀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7년 동안 KBO 무대를 떠나 있었던 오승환이지만, 그간 빠르게 변화된 국내 무대에 크게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얻어맞긴 했지만, 경기 전 '초구는 직구'라는 것을 되새기고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의 마인드가 올 시즌 앞만 보고 돌진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날 "이정후, 강백호같이 어린 선수들과 힘 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다"는 말을 했을 만큼 오승환의 의지는 충만하다.
자신의 의지를 야구 성적으로 보답해야 하는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지난 2016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KBO 리그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와 올해를 거쳐 징계를 모두 소화한 오승환은 이날 키움 전을 통해 올 시즌 정규리그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다.
오승환하면 푸르른 유니폼만이 떠오른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에서 '특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오승환은 정규리그 통산 444경기에 등판해 28승13패 277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69의 기록을 남겼다. 277세이브는 역대 KBO 리그 개인 최다 기록이다. 또한 오승환은 한·미·일 통틀어 최소 경기를 소화하며 200세이브를 올린 선수가 됐다. 삼성에서 몸담는 동안 그는 다섯 차례(2005, 2006, 2011, 2012, 2013)나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에는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즉, 오승환이 삼성을 먹여 살리는 데 최전방에서 앞장섰다는 것이다.
오승환은 무대를 옮겨서도 위용을 과시했다. 2013년 12월 일본으로 건너가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2시즌 동안 4승7패 80세이브를 올리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16년부터는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토론토 블루제이스-콜로라도 로키스에서 공을 뿌렸다.
다시 한국 무대로 돌아온 오승환은 마운드에 올라있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해외 진출하기 전보다는 변화구 비율 높아질 것"이라며 다양한 구종의 변화구를 장착해 달라진 모습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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