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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감독" 정진영 감독X조진웅 '사라진 시간', 장르의 경계를 넘다 [종합]
작성 : 2020년 06월 09일(화) 17:20

사라진 시간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정진영이 감독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공포, 스릴러, 인간미가 모두 녹아들어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사라진 시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일 수 있을까.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정진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 배수빈, 정해균, 차수연이 함께했다.

'사라진 시간'은 한적한 소도시의 시골마을에서 외지인 부부가 의문의 화재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형구(조진웅)가 사건 수사에 나선다. 그러던 중 하루 아침에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상황에 빠지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 배우 정진영, 신인 감독으로 데뷔

관록의 배우 정진영이 신인 감독으로 데뷔했다. 정진영은 "어렸을 때 꿈이 영화 연출이었다. 20여 년 전에는 연출부 막내를 한 적도 있다. 당시 내가 과연 영화 연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있었다. 이게 내 스스로의 족쇄로 작용한 것 같다. 이후 삶의 대부분을 배우로 지내다가 3~4년 전부터 다시 꿈을 꾸게된 것"이라며 "능력이 되든 안 되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소박하게라도 해보자고 마으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라진 시간'의 시나리오를 쓴 것도 3~4년 전이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을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행복했다. 이제 개봉 때가 되고 이렇게 시사회를 하니까 무서운 마음이 든다.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반응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정진영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부터 배우들을 염두에 뒀다. 특히 조진웅의 말투와 행동을 머릿속에 그리며 작업했다고. 그는 "인간 조진웅은 참 여리다. 대게 조진웅이 덩치도 크고 허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참 여린 사람이다. 그 모습이 작품에 나왔으면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배수빈에 대해서는 "배수빈은 내면에 따뜻함이 있는 사람이다. 배수빈이 맡은 캐릭터도 시종일관 따뜻하다"고 말했다. 정해균을 두고 "정해균은 캐릭터 그 자체다. 정해균의 극 중 이름이 정해균인 것도 그 이유에서다. 다른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인물에 녹아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진영은 배우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배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거절하지 못할까봐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시나리오를 보내서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할까봐 두려웠다. 동료 배우들인 지나가는 한 씬이라도 출연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사실 우리 작품은 너무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낯선 배우를 모시려고 했다"고 말했다.

사라진 시간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 배우 출신 감독 정진영과 작업한 소감

'사라진 시간'에 출연한 배우들은 배우 출신 감독 정진영과의 작업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아무래도 배우다 보니 소통이 편했다는 설명이다. 조진웅은 "감독과 소통이 잘 돼서 좋았다. 아무래도 배우시니 내가 어디가 가려운지 잘 안다.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도달하는 지점이 유리했다"고 칭찬했다.

배수빈은 "40대 중반이 되면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고민이 많았다. 뜨거웠던 열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무의미하고 퇴색될 수 있지 않냐. 내가 배우로 어떻게 걸어가야 되는지 생각하던 와중에 시나리오를 받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여러 생각이 들더라. 이 장르는 뭐지 싶었다. 이 작품은 내 얘기 일 수 있고, 모두의 얘기일 수 있다. 굉장히 의미가 있다. 정진영 꿈 속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음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정해균은 "나는 뭔지도 모르고 하겠다고 전했다. 이런 게 말려드는 거구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도 꼼꼼하게 읽지 않고 한다고 한 걸 후회한다. 하지만 촬영할 때는 꼼꼼히 잘 챙겨주고 배우가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줬다. 가끔은 배우보다 더 몰입할 정도였다.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 장르의 한계를 넘은 관전 포인트

정진영 감독은 '사라진 시간'의 매력으로 자유로움을 꼽았다. 그는 "기존의 어법과 규칙을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사실 '사라진 시간' 전에 작업한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영화 연출을 다시 하게된 이후로 버렸다. 그 시나리오에는 익숙한 관습들이 나도 모르게 들어가 있더라. 세상에는 아주 많은 이야기가 있고 훌륭한 감독님이 있는데 내가 하는 작품은 새롭고 이상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야 내가 만드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 호러, 코미디, 멜로, 형사물, 판타지가 모두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라진 시간'은 정진영의 감독 데뷔와 새로운 시도, 그리고 여러 장르의 복합성이 어우러져 있다. 미묘한 지점에 선 영화과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8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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