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라끼남'이 특정 라면을 노골적으로 홍보해 법정제재인 경고를 받았다. 이에 예능프로그램 속 PPL(특정 기업의 협찬을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소도구로 끼워 넣는 광고기법)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라끼남'은 방송인 강호동이 전국방방곡곡 가장 맛있는 라면을 찾아 해가 지고 뜰 때까지 끓여 먹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2020년 2월 종영됐다. '라끼남'의 러닝타임은 6분이며 tvN, 올리브, 유튜브에서 방송됐다.

방송 당시 강호동은 고생 끝에 지리산에 올라가 '농심'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는 간접 광고주이자 협찬주의 상품인 라면을 이용해 다양한 라면 조리법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방송시간 상당 부분을 출연자가 해당 업체의 라면들 을 조리하고 시식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제품을 과도하게 부각시키거나 출연자가 해당 라면의 상품명을 직접 언급하는 내용 등이 방송된 것.

이는 농심 라면 매출로 연결됐다. 농심의 1분기 금액 기준 라면 점유율은 56.3%로 추정된다. 라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340억 원으로 추정되고, 같은 기간 별도 매출액은 9.1%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6.2% 늘어난 381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특정 업체의 라면을 노골적으로 광고한 '라끼남'을 심의한 후 법정제재 경고를 결정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마치 해당 업체의 라면을 광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의도적인 구성과 연출로 부당한 광고 효과를 주고, 방송법에 따라 허용된 간접광고 상품의 단순 노출을 넘어 제품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상품에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 구성해서 는 안 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예능 PPL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라끼남'이 법정제재 경고를 받은 이상 전처럼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능프로그램의 PPL 보다 드라마 PPL이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자연스러운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는 예능프로그램에 비해 드라마는 속 PPL은 서사를 깨고 몰입도를 떨어트려 어색하다는 것. 특히 SBS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는 PPL 제품을 상황에 맞지 않게 등장시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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