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첫 번째 외국인 감독이라 더 영광스럽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 사령탑에 오른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2주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를 마친 신임 산틸리 감독과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는 8일 오전 11시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신갈연수원에서 선수단과 첫 공식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팀을 진출시켰던 박기원 감독에게 작별 인사를 건넨 후 V-리그 남자부 사상 첫 외국인 수장인 산틸리 감독을 선임했다. 선진 훈련시스템 접목과 유럽 배구의 기술을 습득하고, 선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세터 출신의 산틸리 감독은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대표팀을 맡아 유럽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이끈 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프로팀과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역임한 바 있다. 산틸리 감독을 보좌해 함께 팀을 이끌어 갈 전력분석 전문가인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도 팀에 합류했다. 올리니 코치는 유럽, 중국 리그에서 전력분석 전문코치로 활동했다.
대한항공 부임 후 산틸리 감독은 2주간의 코로나19 자가격리 기간을 거쳤다. 그 기간 동안 산틸리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을 보며 감독 임무를 시작했다. 그 시간을 돌아본 산틸리 감독은 "유익한 자가격리 시간이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 자신을 조금 더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간 너무 바쁘게 살았었다. 때론 우리가 차분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지난 2주가 그러한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너무 내려놓지만은 않았다"고 웃어 보이며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계속 체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타이틀에 부담감보다는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에 와 영광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첫 번째 외국인 감독이라 더 영광스럽다. 이제부터 도전이다. 이탈리아를 떠날 때부터 모든 게 도전이었다. 인생에서 도전을 받아들이면 비로소 인생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된다"며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 즐기며 감독직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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