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해외파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김효주는 7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파72)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 김세영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이후 연장 승부에 돌입한 김효주는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버디에 실패한 김세영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KLPGA 투어 통산 11승 고지를 밟았다. 2016년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이후 약 3년 6개월 여 만의 KLPGA 투어 우승이다.
흠잡을 곳 없는 경기력이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1-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전체 선수 중 김효주가 유일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김효주는 코로나19 사태로 LPGA 투어가 중단되면서 현재 KLPGA 투어에 출전하고 있다.
KLPGA 투어를 정복하고 LPGA 투어에 도전했던 김효주이지만, 돌아온 KLPGA 투어는 만만치 않은 무대였다. 급성장한 후배들을 상대로 매 대회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KLPGA 챔피언십에서는 4위에 오르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지만,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33위까지 밀렸다. 하지만 김효주는 이번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을 통해 건재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김효주의 우승을 신호탄으로 KLPGA 투어에서 해외파들의 대반격이 시작될지도 관심이다. 앞서 KLPGA 챔피언십에서는 박현경,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이소영이 정상에 오르며 국내파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었다. 반면 해외파 선수들의 성적은 국내파 선수들의 활약에 밀려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효주와 김세영이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면서, 앞선 대회들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연출했다.
앞으로 국내파들과 해외파들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곧 투어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한국 선수들의 경우 2주 자가격리까지 해야 돼 투어가 재개되더라도 당장 대회에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당분간은 많은 해외파 선수들이 지금처럼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며 국내파 선수들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S-OIL 챔피언십,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등 매주 대회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파 선수들과 해외파 선수들의 대결 구도는 여자골프 팬들의 신선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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