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폴 덕분에 5타는 줄인 것 같아요"
김세영이 다시 만난 파트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세영은 5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로 10언더파 62타를 쳤다.
10언더파 62타는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2018년, 조정민)이다. 1라운드까지 공동 52위에 머물렀던 김세영은 2라운드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일약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김세영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중단되자, 국내 대회로 눈을 돌렸다. LPGA 투어 재개 때까지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찾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국내 대회에서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세영은 KLPGA 챔피언십에서 46위에 그쳤고, E1 채리티 오픈은 손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세영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왔다. 캐디 폴 푸스코가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번 대회부터 김세영의 백을 멘 것이다. 안정을 찾은 김세영은 우승 경쟁에 가세하며 KLPGA 투어 통산 6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김세영은 "캐디가 2주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고생해서 다시 갈까봐 걱정했다"면서 "내가 느낌대로 치는 스타일인데 캐디가 잘 받아준다. 너무 터무니 없거나 아닐 때는 확실히 '이건 아니'라고 말해준다"고 파트너를 자랑했다.
갤러리가 없는 상황에서 캐디는 든든한 응원군이기도 했다. 김세영은 "내가 '어린 친구들이 내가 KLPGA 투어에 있을 때보다 잘친다'고 말하니, 캐디가 '너무 기죽지 말고 네 플레이를 하라'고 이야기해 줬다"면서 "캐디 덕에 5타는 줄인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계속해서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세영은 "삭막하다. 빨리 이런 상황이 지나가서 다들 재밌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갤러리가 있었으면 아마 코스 레코드를 깰 수 있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2라운드에서의 선전으로 김세영은 당당히 우승 경쟁에 나서게 됐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치고 있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최대한 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겠다"고 남은 라운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우승 욕심에 대한 질문에는 "당연히 있다"면서 "시합에 나올 때는 항상 최선의 준비를 하고, 최상의 퍼포먼스와 결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승 스코어로는 20언더파 이상을 전망했다. 그는 "아무래도 그린이 되게 소프트하다. 버디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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