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이쯤 되면 주객전도의 형국이다. 긴급 점검으로 꾸며진 '여름 특집'이 5주간 진행된 수원 정자동 본 솔루션보다 더욱 큰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 상승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률이 4.5%, 5.8%(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4.2%, 4.2%보다 각각 0.3%P, 1.6%P 상승한 수치다.
게다가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인 2049 시청률은 2부 기준 3.2%를 기록하며 수요 예능프로그램 전체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또한 방송 직후 프로그램명과 '서산 돼지찌개집'이 포털사이트 실검(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날 '골목식당'의 핵심은 2부였다. 무려 2부 시청률이 1.6%P 상승하고, 2049 시청률 1위를 안착할 수 있게 된 이유는 '2020 여름 특집' 때문이었다. 실제 방송 말미 김성주, 정인선과 백종원은 특집으로 꾸며진 골목 긴급 점검을 위해 1년 만에 충남 서산 해미읍성 골목을 찾았다.
그러나 서산 돼지찌개집에서 예상치 못했던 변화가 목격됐다. 친절했던 주인장은 웃음과 생기를 잃은 채였고, 백종원의 극찬을 모았던 각종 반찬과 메인 요리들은 모두 맛이 변한 상태였다.
서산 돼지찌개집 /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SNS 속 후기에도 악평이 속출했다. 긴급 점검 전, 후기를 확인하던 김성주와 백종원은 "소머리국밥, 비빔밥, 돼지찌개 전부 다 돈이 아까웠다" "국밥, 찌개는 물을 탄 것처럼 간이 안 맞았다. 돼지고기는 고기 냄새가 났다" "줄을 서서 먹을 만한 맛이 절대 아니다"는 평가에 충격을 받았다. 특히 백종원은 믿기지 않은 듯 계속해서 후기를 확인하기도 했다.
손님들이 올린 사진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내용물이 부실한 찌개에 백종원은 "먹다가 찍은 것 같다. 어디 아파서 (주인장이) 가게를 안 나오시는 것 아니냐"며 의아함을 내비쳤다.
이날 공개된 서산 돼지찌개집의 충격적 변화는 서막에 불구했다. 그러나 예고 형식으로 공개된 방송분에도 시청자들의 큰 관심이 모아진 것.
이러한 관심과 화제는 시청자들의 배신감으로부터 비롯됐다. '성공하겠다'는 목표로 매회 솔루션에 최선을 다해 임했던 서산 돼지찌개집 주인장이었다. 그러나 정작 성공을 하자 초심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자아냈다.
이렇듯 '골목식당' 속 긴급 점검은 매번 시청자들의 실망감과 분노를 유발하고 이를 화제성으로 직결시키고 있다. 덕분에 수원 정자동에서 진행된 마지막 솔루션보다 더욱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긴급 점검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자극적인 모습들만 조명하며 화제성을 이끌어나가고 있기 때문. 실제 지난해 긴급 점검 대상이었던 이대 백반집은 비위생적 주방, 불친절한 주인장의 모습으로 논란이 됐으며 거제도 거미새라면집은 현금을 강요하는 태도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과연 '골목식당'이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고, 건전한 화제성을 손에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매주 수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