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2라운드는 신나게 쳐야죠"
최나연이 '절친' 이정은5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최나연은 4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1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하며 5오버파 77타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ADT캡스 챔피언십 이후 오랜만에 KLPGA 투어 나들이에 나섰던 최나연은 최하위권에서 이번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최나연은 "잘 안 맞은 티샷 몇 개로 타수가 늘어났고, 퍼트 운이 없었다. 아쉬웠다"고 1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최나연에게 이번 대회는 성적을 떠나 특별한 대회다. 친구 이정은5이 캐디로 나서준 것이다. 최나연은 "너무 편했다. 평생 다시 못 올 행운인 것 같다. 내 편으로 이번 대회에 함께 해줘서 고맙고, 내가 잘 못 쳐서 미안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정은이가 캐디를 해준다고 해서 대회에 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은이가 워낙 이 코스를 잘 알고, 선뜻 캐디를 해주겠다고 해서 나도 좋다고 했다"면서 "미국에서 플레이할 때는 캐디에 의존하는 편이 아닌데, 제주도는 착시도 있고 더블 브레이크도 많아서 거의 정은이에게 의존했다. 정은이가 참 열일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은5에게도 최나연의 캐디로 출전한 이번 대회는 특별한 경험이다. "내가 대신 치고 싶었다"고 웃은 이정은5은 "(최나연이) 최대한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이정은5이 지금 최나연을 돕고 있는 것처럼, 과거에는 최나연이 이정은5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적응을 돕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정은5에게 이번 대회는 당시의 고마움을 갚을 기회다.
이정은5은 "(LPGA 투어에서)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았다"면서 "대회 없이 쉴 때는 집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최나연의 집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데, 대회와 대회 사이에 기간이 생기면 나연이 집에서 지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나연은 "2라운드는 신나게 칠 생각이다. 사실 출전 계획이 없다가 나온 거라 연습을 꾸준히 못해 몸이 잘 안 움직였다”면서 “정은이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코스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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