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고진영 언니를 닮고 싶다"
'루키' 정수빈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정수빈은 4일 오후 롯데 스카이힐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1라운드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인 현재, 정수빈은 공동 5위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날 정수빈은 2, 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어 6, 7번 홀에서 또 다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기세가 오른 정수빈은 후반 들어서도 버디쇼를 이어갔다. 11, 12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정수빈은 16번 홀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범하며 1타를 잃었고, 결국 6언더파 66타로 1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정수빈은 "오늘 대체로 샷, 퍼트 감이 좋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감이 없었다. 샷 난조가 있어서 어려움을 겪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샷도 괜찮았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고 1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은 최근까지 2년 반 동안 입스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7살에 골프를 시작하고, 프로님께 1년 정도 배웠고 이후 아버지와 함께 했다"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프로님들을 찾아갔는데, 거기서 스윙이 안되면서 입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힘든 상황에 처한 정수빈에게 힘이 된 것은 부모님이었다. 정수빈은 "다시 아버지와 함께하고 있다. 입스를 극복하는데 부모님의 응원이 컸다"면서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입스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정규투어 루키인 정수빈이지만, 이미 그와 동기인 조아연, 임희정, 박현경 등은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로 자리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동기들의 성공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정수빈은 "내가 입스 때문에 고생할 때 친구들은 정규투어에서 우승도 해서 많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스를 극복하면서 얻은 것도 있다. 자신만의 스윙을 만든 것이다. 그는 "내가 제일 쉽게 칠 수 있는 스윙으로 바꿔가는 중"이라면서 "나는 백스윙을 크게 하면 실수가 자주 나온다. 백스윙은 작지만 임팩트는 세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롤 모델로는 고진영을 꼽았다. 정수빈은 "골프 실력은 아니지만, 얼굴을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언니의 호쾌한 스윙과 침착함 등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수빈은 "올해 목표는 1승이다. 1승과 더불어 많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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