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제56회 대종상 영화제가 많은 불참자으로 대리 수상 소감 만을 남긴채 쓸쓸히 퇴장했다.
3일 '제56회 대종상 영화제'가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렸다. 방송인 이휘재와 모델 한혜진이 MC를 맡은 가운데 MBN에서 생방송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라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1962년 제1회 시상식이 개최된 이후 명맥을 이어온 국내 대표 영화제인 만큼 영화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러나 긴 시간동안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2015년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 불참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종상영화제조직위는 심사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50년 넘게 유지해온 출품제를 지난해 폐지하고, 개봉작을 대상으로 작품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특히 지난해 대종상영화제조직위는 매년 봄 개최를 알리며 타 연말 시상식들을 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공동 수상 논란 등으로 허울 뿐인 영화제라는 오명을 받은 대종상은 공정성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개최일 변경을 감행했으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한 번 연기 소식을 알렸다.
이후 진행된 제56회 영화제에서는 텅 빈 테이블이 곳곳에 자리해 쓸쓸한 풍경만이 남았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들이 전원 불참, 남우주연상 후보는 이병헌을 제외하고 모두 자리를 비웠다. 이날 시상식에서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등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와 한진원 작가, 이정은만 참석했다. 곽신애 대표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현재 장기 휴가 중이다.
후보로 참석한 강기영, 박해수, 박지후, 정다은 등이 자리를 메꿨지만 박수 소리가 적은 탓이었을까. 불참자의 빈 자리는 더욱 컸고 대리 수상자들의 소감은 보는 이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전하지 못했다. 시상 후보를 부르는 긴박한 긴장감은 없었고 관람하던 이들의 무미건조한 표정만이 카메라의 잡혔다.
이후 남우주연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시상식장이 낯설지 않은 편인데 오늘은 유난히 낯설고 어색하다"며 "'백두산'은 재난 장르의 영화인데 저희들이 살고 있는 현실이 그 어떤 재난영화보다 더 영화같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화제가 끝난 후 아이러니하게도 화제를 장악한 건 최우수 작품도, 주연상도 아닌 축하 무대를 꾸민 박봄이었다. 현재 새 앨범을 준비 중인 박봄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반가움을 전했고 이튿날까지 각종 포털사이트를 장악했다. 이처럼 '주인공 없는 촌극'을 두고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관객과 배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영화제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 모이고 있다.
▲이하 제56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자(작)
▲최우수 작품상 : 기생충
▲남우주연상 : 이병헌(백두산)
▲여우주연상 : 정유미(82년생 김지영)
▲여우조연상 : 이정은(기생충)
▲남우조연상 : 진선규(극한직업)
▲감독상 : 봉준호(기생충)
▲기술상 : 진종현(백두산)
▲촬영상 : 김영호(봉오동 전투)
▲조명상 : 전영석(사바하)
▲편집상 : 이강희(엑시트)
▲기획상 : 김미혜·모성진(극한직업)
▲음악상 : 정재일(기생충)
▲시나리오상 : 한진원·봉준호(기생충)
▲미술상 : 서성경(사바하)
▲의상상 : 이진희(안시성)
▲신인감독상 : 김보라(벌새)
▲신인여우상 : 전여빈(죄 많은 소녀)
▲신인남우상 : 정해인(유열의 음악앨범)
▲공로상 : 신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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