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LG 트윈스의 이민호와 '영건' 리턴 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원태인은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원태인과 이민호 두 영건의 리턴 매치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지난달 21일 대구에서 열린 두 선수의 첫 선발 맞대결에서는 1군 무대에 첫 선발 등판한 이민호가 승리를 따냈다. 당시 원태인은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볼넷 2실점 호투에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1회 채은성에게 맞은 투런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삼성 타선은 원태인의 설욕을 돕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이민호를 공략했다. 선두타자 김상수의 우전 안타와 박찬도가 볼넷을 골라내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후속 타일러 살라디노가 이민호의 5구째를 공략해 2타점 좌전 2루타를 때려냈다. 이민호는 이른 시간 실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원태인은 이날 직구(48구)를 비롯해 슬라이더(22구)-체인지업(17구)-커브(7구)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두 차례 득점권 위기에 놓이긴 했지만, 실점하지 않았고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두 선수는 7이닝까지 제몫을 다해줬지만, 삼성이 먼저 점수를 내며 득점 지원을 받은 원태인의 판정승이었다.
원태인에게는 1승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원태인은 "(이민호가) 정말 잘 던졌다. 초반 실점하긴 했지만, 7이닝까지 끌고 간 피칭이 대단했다. 후배지만 배울점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저도 오늘 경기 준비를 많이 했다. 이번엔 지기 싫었다. 그만 붙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련의 과정이 좋은 자극이 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다른 팀 원투 펀치와 맞대결하는 부담보다 후배와 붙는게 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벤 라이블리와 백정현이 연달아 쓰러지며 선발 기회를 얻은 원태인은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그는 "부담은 없다. (최)채흥이형과 저에게는 기회다. 부담 없이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의 평균자책점은 3.12에서 2.45로 떨어졌다. NC 다이노스 구창모(0.51),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0.90)에 이은 전체 3위다.
원태인은 "지난 시즌 뒤 직구 구속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정현욱 코치님 조언대로 캐치볼 할 때부터 전력으로 던져 어깨 힘을 키웠고, 경기 중엔 직구 대신 변화구로 완급 조절하며 힘을 비축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작년에는 손장난이 많았다. 지금은 직구를 항상 베스트로 생각한다. 코치님께서 관리도 잘해주셔서 지금 구속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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