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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에서 신인으로…전미도의 슬기로운 배우 생활 [인터뷰]
작성 : 2020년 05월 31일(일) 08:00

전미도 /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정상의 자리에서 찾아온 정체기, 발전이 없는 듯한 느낌은 참으로 낯선 것이었다. 이대로 머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내공을 쌓아 온 15년 차 베테랑 배우 전미도는 서른아홉, 신인의 자세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4연속 히트작을 만들어낸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신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연 라인업에는 조정석부터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등 익숙한 이름들로 꾸려진 가운데 홍일점으로 전미도가 이름을 올렸다.

정은지, 고아라, 혜리 등 작품마다 새로운 원석을 발굴해온 '스타 메이커'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선택한 새로운 배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미도는 관심의 중심에 섰다.

대중들은 익숙하지 않은 전미도의 합류에 대해 의아해하기도 했지만, 전미도는 브라운관 첫 주연작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단숨에 대중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놨다.

시작 전, 전미도도 자신을 향한 우려와 기대를 모르지 않았다.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전미도는 "드라마는 당연히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저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이 다 유명하고, 잘하는 배우들 아닌가. 근데 저라는 낯설고 여자 주인공의 느낌도 없는 배우가 연기하는 채송화를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걱정했다. 근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사랑해 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조정석과 유연석이 동시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전미도를 추천, 신원호 감독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전미도는 "조정석 오빠가 '내가 너 추천했다'고 강력하게 어필하기는 하셨다. 정말 두 사람 다 굉장한 은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제가 아무래도 매체 쪽에서는 신인이다 보니까 감독님이 채송화 역할을 맡기기에는 고민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두 사람의 추천이 큰 영향을 준 건 사실이다. 제가 이렇게 운이 있는 사람인 줄 몰랐다. 두 사람과 사적으로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더 감사하다"라고 고마워했다.

전미도 /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오히려 시청자들이 조정석과 유연석의 '안목'에 고맙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전미도는 채송화를 완벽하게 완성했다. 극중 전미도는 의대 동기 5인방의 실질적인 정신적 지주이자 홍일점인 채송화 역을 맡았다. 채송화는 신경외과 교수로 단점이 없는 게 단점일 정도로 매사 완벽하고 똑 부러지는 인물이다.

전미도는 "첫 촬영 들어가기 전에 3부까지 대본이 나와 있었는데, 3부에서 채송화의 캐릭터는 이미 끝이 나 있었다.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과연 이런 좋은 사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먹는 거에 집착하거나, 캠핑에 집착하는 장면, 음치 설정 등 중간중간 엉뚱한 면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채송화의 톤이나 성격적인 부분은 이미 작가님이 너무 잘 써주셨고, 저는 준비하면서 실제 의사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외래 진료 참관도 하고 수술도 보면서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내려고 했다"며 "감독님도 채송화라는 인물이 워낙 차분한 성격이다 보니까 차분한 성격 안에서 조금씩 변주를 주기를 원하셨다"고 설명했다.

전미도와 채송화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학력"이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생각도 깊고 후배들 대할 때 인품도 너무 훌륭하다. 쫓아가기 힘든 사람이다.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닮은 점을 생각해 본다면 환자들 대할 때의 진정성과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 정도"라며 "제가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려고 하는 자세와 태도와 비슷해. 맡은 거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게 하려고 한다. 믿어주는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런 면에서는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미도 /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신을 응원하고, 좋아해 주는 팬들이 많아질수록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무대에서 브라운관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정체기를 벗어나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한 '도전'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전미도는 "공연을 10년 동안 하다 보니까 저 스스로 더 이상 발전이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새로운 곳,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 나를 내던져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에 드라마 '마더', 영화 '변신'을 경험하면서 재밌다고 느끼게 됐다"며 "좀 더 집중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찰나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 제안이 왔다. 신원호 감독님, 이우정 작가님의 작품이기 때문에 오디션을 보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디션 볼 때도 채송화 역인 걸 모르고 봤다. 에피소드 주인공 중 한 명이나 단역, 잠깐 나오는 역할이라도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을 만나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채송화가 되니까 부담은 있었다"며 "근데 그 부담감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고, 지금은 즐기면서 감당하려 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인기와 관심이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은 즐기겠다는 것. 전미도는 "방송 나가기 전에는 '대중들이 어떻게 봐줄까'에 대해 전혀 예상을 못 했다. 첫 방송 나가고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을 때도 좋은 의미인지 안 좋은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좋은 반응인 것 같더라.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계속 올라가는 거 보고 너무 감사했다. 주식이 이렇게 올라간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라고 웃으며 "이렇게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구나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시즌제로 진행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아직 끝이 아닌 만큼 전미도의 채송화도 아직 끝이 아니다. 전미도는 채송화라는 이미지가 오래 각인된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 그는 "연기에 있어서는 욕심도 있고, 승부욕도 있는데 '슬기로운 의사생활' 채송화 이미지는 빨리 벗고 싶지 않다. 이렇게 좋은 역할을 만나서 그 인물로만 각인되더라도 나쁘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저는 공연을 병행하는 배우니까, 다른 역할은 공연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시즌3까지 계획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촬영은 쉬어도 '미도와 파라솔'은 6개월 동안 계속 합주를 할 예정이다. 밴드 실력도 많이 늘어있을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시고, 관계의 발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2 첫 방송을 기다려달라"라고 당부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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