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감독 뤽 베송의 성추행 논란으로 2018년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던 영화 '레옹'이 6월 11일 오리지널 재개봉 확정을 전했다.
28일 영화 '레옹 디 오리지널'(감독 뤽 베송) 측이 6월 11일 국내 재개봉을 확정했다. '레옹 디 오리지널'은 세상을 등진 고독한 킬러 레옹과 누구에게도 사랑 받아 본 적 없는 소녀 마틸다의 이야기를 담았다. 1995년 개봉했던 '레옹'은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각종 CF와 예능 프로그램, 패러디 등을 양산했다. 이에 2018년 재개봉을 알렸으나 극 중에서 소녀 마틸다에 대한 섹슈얼한 표현으로 인해 아동 성적 소비 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가운데 감독 뤽 베송의 성추문과 마틸다 역을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의 고백이 불거지며 국내외로 '레옹' 불매 운동이 시작됐다.
앞서 네덜란드 출신 배우 산트 판 로이는 2017년 5월 17~18일 사이 파리의 한 호텔에서 의식을 잃은 채 뤽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뤽 감독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에 판 로이 측은 증거를 보강해 법원에 뤽 감독을 다시 제소했다.
뤽 감독은 한 현지 프로그램에 출연해 "판 로이와 관계를 가진 것은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는 여성을 위협한 적이 없다. 그가 말한 것처럼 약물을 투입한 적도 없다. 이는 모두 거짓말"이라며 성관계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결백을 호소했다.
또 '레옹'의 마틸다 역을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은 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열린 행사에 참석해 13살 나이에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토로해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처음으로 받았던 팬레터 내용은 나를 강간하는 걸 상상한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였다"며 "한 지역 라디오 방송국 프로그램에선 내가 합법적으로 잠자리(성관계)를 할 수 있는 18번째 생일을 카운트다운에 나선 적이 있다"고 말했다.
'레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국내 수입, 배급을 맡은 조이앤시네마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측은 "뤽 베송 감독의 성추행 의혹과 더불어 많은 논란을 일으킨 이후 극장 개봉이 어려워져 수입사에서는 극장 개봉 자체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레옹'이 개봉할 당시와는 다르게 국내에 부는 거센 미투 운동과 함께 '레옹'의 연출을 맡은 뤽베송 감독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레옹의 연출의도에 소아성애관련 논란의 여파가 이어지며 재개봉 예정인 '레옹'에 대한 엇갈린 시선들이 빗발쳤다. 결국 개봉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슈들로 인해 논란거리가 된 '레옹'을 극장가에서조차 상영할 수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 극장에 실릴 수 없었던 '레옹'은 올해 6월 다시 한 번 재개봉을 알렸다. 그러나 여전히 '레옹'을 향한 비판적 시선은 여전하다. 뤽 베송의 반 로이 성폭행 혐의 건은 2019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여전히 의혹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 로이 관련 사건을 제외한 다른 혐의도 있다. 2018 11월 뤽 베송이 운영하는 파리영화학교 학생 다섯 명이 성폭행이나 추행을 당한 일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무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만 아홉 명이다.
1983년 데뷔한 뤽 베송 감독은 프랑스 누벨 이마주(새로운 이미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대표작으로 '니키타', '레옹', '그랑블루' 등이 있다. 4번 결혼한 그의 현재 부인은 영화 제작자 비르지니 실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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