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시즌1으로만 보자면 '반쪽 결말'이었다. 그러나 아직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끝나지 않았다. 시작 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고, 시즌2에서는 또 다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길 기대하고 있다.
28일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이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인생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맞이한 익준(조정석), 정원(유연석), 준완(정경호), 석형(김대명)의 모습이 그려졌다.
송화는 예정대로 속초 분원으로 내려갔고, 익준은 송화를 찾아가 "오래 본 친구인데 좋아하게 됐다. 고백해지면 어색해질 것 같고, 그렇다고 이번에도 고백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송화는 당황했고,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장치는 없었다.
또한 정원은 오랜 꿈이었던 신부에 대한 미련을 접고 병원에 남기로 결정했다. 장겨울(신현빈)은 정원에게 "하느님이 아니라 제 옆에 있어달라"며 고백했고, 두 사람은 키스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익순(곽선영)이 영국으로 떠난 뒤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준완은 고민 끝에 택배로 반지를 보냈다. 그러나 '수취인 불명'으로 택배가 반송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석형은 회사를 물려받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거절했고, 추민하(안은진)의 마음 또한 거절했다. 방송 말미에는 이혼한 전 부인 윤신혜가 전화를 거는 모습이 그려져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높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만든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송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기대만큼 부담감도 컸을 테지만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또 하나의 '히트작'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주 1회 방송, 시즌제라는 익숙하지 않은 시도로 만들어낸 결과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 2회 방송이 익숙한 국내 시청 패턴 사이에서 주 1회 방송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면서 근로시간 준수 및 제작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렇듯 성공적인 안착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볼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를 매주 기다려 줄 시청자는 없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보여준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장점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서도 꽃을 피웠다.
드라마 전체를 꿰뚫는 서사나 갈등 없이도 작고 소소한 이야기, 인물 간의 관계, 또 그 이야기가 가진 진정성만으로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두 사람에게 '휴먼 드라마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또한 인물을 그려내는 능력 또한 탁월했다. 주연 5인방을 비롯해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고, 무수한 떡밥들이 뿌려졌지만 그 어떤 것도 시청자의 외면을 받지 않았다. 모두가 시청자들의 관심사였고, '아픈 손가락'인 것만 봐도 하나하나의 인물들이 얼마나 잘 그려졌는지 알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은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고, 전미도부터 정문성, 신현빈, 김준한, 안은진까지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다만, 극의 중심이 되는 러브라인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연 5인방을 중심으로 한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있지만, 이들의 서사와 감정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
특히 익준과 송화, 치홍의 관계가 그렇다. 세 사람은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지만, 인물의 개연성과 감정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백을 했는데, 시청자들의 머리 위에는 물음표가 뜨고 고백을 받는 이의 감정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인물은 연기하는 배우 또한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그 관계를 납득할 수는 없다.
시즌2에서는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서사와 인물들의 감정이 그려지며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수 있을까.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6개월 뒤인 연말 촬영을 시작해 내년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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