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동영상 플랫폼 아프리카TV 유명 BJ 철구(본명 이예준)가 원정도박 의혹을 해소하지 않은 채 복귀를 감행했다. 사과도 해명도 없는 그의 복귀 방송에 논란이 일고 있다.
철구는 24일 밤 자신의 아프리카TV 채널을 통해 '철구 2년 만에 돌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생방송을 진행했다. 군 복무로 2년 만에 복귀한 철구의 방송은 30만 명이 넘는 접속자가 몰리며 한때 접속 오류가 발생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날 철구는 "오랜만이다. 1년 7개월 만에 돌아왔다. 군대 가기 전엔 게임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유튜브 영상으로 여러분들에게 재미를 드리고자 한다. 정말 떨린다.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떨린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별풍선 쏘지 마라. 서버 좀 늘리고 해달라. 시청자와 소통을 해야 되는데 소통이 안되고 있다. 첫 방송이라 굉장히 떨리는데 서버까지 이렇게 되면 멘탈이 붕괴될 것 같다"고 접속 오류를 설명했다. 철구의 아내인 BJ 외질혜도 등장했다.
앞서 철구는 군 입대 전 욕설, 논란 등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징계를 받았으며 군 복무 중에는 원정도박 의혹에 휩싸여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8년 9월 과도하게 욕설을 해 신고된 철구에게 7일 동안 이용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BJ 철구가) 2015년 이후 위원회로부터 시정요구 5건, 자율규제 강화 권고 4건을 받는 등 경고가 누적된 점, 인지도가 높은 진행자가 과도하게 욕설을 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 점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군 입대한 철구는 원정도박 의혹에 휩싸였다. 2019년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철구가 필리핀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서 바카라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철구와 BJ서윤이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철구는 상근 예비역으로 복무 중이었다. 만약 그가 고액의 도박을 했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육군 관계자는 "사진 속 인물은 철구가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는 정상적인 휴가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현재 논란이 된 사항은 복귀 즉시 조사하겠다. 조사 중 금액 차이에 따라 영리 활동으로 보고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아내 외질혜는 남편을 대신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제 얘기보다는 오빠와 관련된 부분이 제일 궁금해하실 거라는 거 잘 안다. 저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답답한 심정으로 제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었으나 군인인 관계로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없어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꼭 말할 수 있게 되면 여러분들께 꼭 말씀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이 부분은 이해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후 의혹 관련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군에서 어떤 수사가 이루어졌는지, 또 철구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으며 흐지부지 마무리된 것. 심지어 철구 본인의 사과나 입장 표명도 없었다. 철구는 원정도박 의혹에 대해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고, 시간만 속수무책으로 흘렀다. 남편의 잘못에 아내가 대신 사과한 모양새다.
이렇듯 철구는 도박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복귀 방송을 감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외 원정도박 의혹이 풀리지 않은 시점에서 복귀를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동시 접속자 수가 37만 명에 달한 것은 그를 기다린 팬들이 많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팬들이 많다는 점은 그만큼 철구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그는 원정도박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보란 듯이 복귀했다. 큰 영향력에 비례하지 않는 철구의 책임감 없는 태도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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