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남연우가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데뷔작 '분장'으로 감독으로 재능을 인정 받은 배우 남연우가 두 번째 연출작 '초미의 관심사'(감독 남연우·제작 레진스튜디오)로 돌아왔다. 전작에 이어 그는 다시 한 번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개봉을 앞둔 소감으로 남연우 감독은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바람과 관객들이 마음을 열면서 재밌게 보길 바라는 기대가 있다"며 "개봉일을 잡고 나니 이태원 집단감염이 터졌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작품의 배경인 이태원은 최근 클럽발 집단 감염 사태로 논란을 빚었다. 이를 두고 남연우 감독은 "이태원은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자 영화의 배경이기에 정말 안타깝다. 처음에는 개봉을 미뤄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다. 밖에 내놓으면 너무 위험할 것 같지만 작품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지금, 관객들이 '초미의 관심사'를 보고 대리 만족하면서 스크린을 통해 안전하게 한 바퀴 돌고 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남연우 감독에게 이태원은 유독 특별한 공간이다. 그의 첫 연출작 '분장'의 공간적 배경인 이태원은 '초미의 관심사'의 주 소재다. 남연우 감독은 '분장' 작업을 마치고 이태원으로 이사했다며 자유로운 동네 분위기가 소심한 성격마저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태원이 저랑 잘 맞더라. 저를 성장 시켜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여행을 오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도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여행하는 것처럼 걸어다녀야겠다. 이태원에 살면서 스스로를 찾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남연우 감독은 '분장' 덕분에 '초미의 관심사' 제안이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분장'은 무명배우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이 괴물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성소수자,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남연우 감독은 '분장'이 자신을 성장시킨 영화라 표현했다. 그는 "'분장' 전에는 제가 그렇게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몰랐다. 소수자에 대한 문제의식도 전혀 없었다. 제가 어떤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장' 영화를 찍고 나서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인간으로서 성장하게 됐다. '분장'과 이번 작품의 시선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며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그가 편견에 대해 깊은 고찰을 갖게 된 것은 사소한 계기였다. 누군가 남연우 감독에게 남성들의 이야기에서 여성으로 성별만 바꿔도 하나의 영화가 된다는 말을 건넨 것. 이 말을 들은 남연우 감독은 당시 몰랐던 스스로의 편견을 깨닫고 가치관을 확장시켰다.
이처럼 편견을 깨리라는 남연우 감독의 소신처럼 '초미의 관심사' 역시 성 정체성, 직업, 가족구성으로 편견을 받는 이들을 객관적이면서도 담백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극 중 초미(조민수)와 순덕(김은영)은 돈을 들고 사라진 막내동생을 찾기 위해 이태원 곳곳을 돌아다닌다. 작품은 그 과정에서 타투리스트 싱글맘, 흑인 혼혈, 게이 커플, 트렌스젠더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나며 이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을 담았다. 이는 남연우 감독의 많은 고민이 담긴 지점이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는 편견을 딛기 위한 인물들의 행동과 그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등 남 감독의 연출적 메시지가 은근하게 드러난다.
남연우 감독은 "평소 이태원에서 만날 법한 인물들을 배치시켰다. 이야기의 핵심은 '재미'여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불편함 없이 재미있게 본다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편견을 받는 이들이 우리 일상 속 친구들처럼 다뤄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 감독은 연출뿐만 아니라 배우 역할도 욕심을 냈었노라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제작사에 출연 의사를 밝혔다는 남 감독은 정작 촬영을 앞두고 연출에만 집중하기 위해 마음을 접었다는 비하인드가 전해졌다. 남 감독은 "배우 남연우에게 대본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갈증이 늘 있다.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제 꿈은 늘 배우다. 앞으로도 꿈일 것이다. 갈증이 더 심해진다.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 기회가 없어서 직접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남연우 감독 초미의 관심사 / 사진=레진 스튜디오 제공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던 남 감독은 "옛날 같았으면 예능을 아예 안 했을 것 같다"며 최근 출연한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를 언급했다.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치타와 남연우 감독은 '부러우면 지는거다'를 통해 행복한 연인 생활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그는 "실력이 좋으면 편견이 사라진다. 누구의 남자친구라는 수식어가 안 붙는다고 해서 배우로 인정 받는 것도 아니다. 그저 실력이 중요한 것이다. 그만큼 더 연기 훈련을 더 하려 한다"며 가치관을 드러냈다.
이처럼 감독으로서는 어느덧 두 번째 장편을 선보이게 됐다. 첫 작품으로 감독으로 입지를 다진 남연우의 최종 목표는 연기자다. 무려 '연출하는 배우'다. 배우로서의 갈증이 감독 남연우를 완성시켰다. 작품을 통해 연인을 만났고 또 다시 연출자로서 도약을 앞두게 됐지만 '누구의 남자친구' 혹은 '연출자' 등 수식어를 스스로의 힘으로 지워내리라는 각오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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