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누구나 '미생' 시절을 겪기 마련이다. '완생'을 향한 여정을 걷고 있는 '미생'을 위로하고 공감을 안긴 작품이 등장했다. 게다가 'B급 감성'으로 재미까지 선사했다. 바로 새로운 수목극 왕좌로 거듭난 '꼰대인턴'의 이야기다.
20일 MBC 새 수목드라마 '꼰대인턴'(극본 신소라·연출 남성우)이 첫 방송됐다.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부장(김응수)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박해진)의 통쾌한 갑을 체인지 복수극을 그린 오피스 코미디다.
'꼰대인턴'은 수목극 대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2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꼰대인턴'은 시청률 4.4%, 6.5%(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일부 시간대가 겹친 KBS2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은 2.3%, 2.5%를 기록했으며 새롭게 선보인 JTBC 수목드라마 '쌍갑포차'의 시청률은 3.610%(이하 유료가구기준)로 집계됐다.
첫방부터 시청자들을 열광시키며 당당히 수목극 최강자로 오른 '꼰대인턴'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 공감 모은 '미생'들의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미생'의 이야기였다. 회사 생활과 직급에 눌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말단 인턴의 씁쓸한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모았다.
특히 인턴 가열찬으로 분한 박해진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이만식이 퍼붓는 폭언과 폭행을 묵묵히 견뎌 안타까움을 모았다.
게다가 어머니 앞에서 욕설을 듣는 수모를 겪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는 모습은 말 그대로 하이퍼 리얼리즘이었다.
가열찬에게 몰입한 시청자들은 그의 '복수'에 환호했다. '핫닭면'을 개발해 부장으로 승진하고, 꼰대 상사였던 이만식을 부하 직원으로 삼게 된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안겼다.
◆ 유쾌한 웃음 안긴 'B급 감성'
어딘가 촌스럽지만 재미를 담은 'B급 감성'이 통했다. 게다가 정형화된 질서와 사회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이나 풍자의 성격을 담은 스토리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B급 감성이 가장 돋보인 장면은 바로 '핫닭면' CF다. 화려한 무대, 압도적인 스케일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어딘가 엉성했다. 여기에 인도 귀족으로 분장한 박해진의 엉뚱한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연기력과 반전 매력으로 승부한 박해진이다. 고급스러운 외모와 우아한 이미지는 내려놓은지 오래다. 콧수염을 붙인 채 등장한 그는 CF 노래에 맞춰 앙증맞은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데뷔 후 첫 코믹 연기에 도전한 그는, 능청스러운 연기력과 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현재 어지러운 시국 속 베일을 벗은 '꼰대인턴'은 풍자와 재미를 담은 B급 감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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