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자연스러움을 추구한 '쌍갑포차'였다. 설득력 높은 전개, 어색하지 않은 연기력으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20일 JTBC 새 수목드라마 '쌍갑포차'(극본 하윤아·연출 전창근)가 첫 방송됐다. '쌍갑포차'는 신비한 포장마차의 까칠한 이모님 월주(황정음)와 순수청년 알바생 한강배(육성재)가 손님들의 꿈속에 들어가 맺힌 한을 풀어주는 판타지 카운슬링 드라마다.

이날 조선시대에 살던 어린 월주(박시은)는 무녀인 어머니(김희정)의 신기를 받아 동네 이웃들의 꿈을 읽어냈다. 월주가 신비한 능력으로 이웃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소문은 왕가에까지 흘러들어갔다.

왕비(박은혜)는 최근 건강이 악화된 세자(송건희)를 구하기 위해 월주에게 도움을 청했다. 곧 세자는 월주의 능력으로 건강을 회복했으나 마을에는 월주가 세자를 유혹했다는 괴소문이 돌았다.

딸의 위험을 직감한 월주의 어머니가 그를 떠나보냈지만, 그날 월주의 집에 화재 사고가 발발했다. 번지는 불길을 목격한 월주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어머니는 사망한 뒤였다. 이웃과 왕가를 향한 복수심을 품은 그는 저주를 다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을 맨 월주에게서 밝은 빛이 생성됐고, 이중 하나가 서울 한복판에 떨어졌다. 그곳에서 '쌍갑포차'를 운영하고 있는 월주(황정음)는 갑을마트 직원 송미란(박하나)의 고민을 해결했다. 이 과정에서 영안이 미처 제대로 닫히지 못한 한강배와 만나 협업을 성사시켰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개와 연기력이었다. 방송 초반부터 공개된 어린 월주의 사연은 '쌍갑포차'를 운영하게 된 현재 월주의 상황을 단번에 이해시켰다. 여기에 "속죄의 기한 동안 십만 명의 원을 풀지 못하면 소멸 지옥이 네 앞에서 펼쳐질 것"이라는 염라대원(염혜란)의 친절한 설명이 더해져 이해력을 높였다.

핵심 인물들의 만남도 억지스럽지 않다. 포차를 운영하는 월주, 그리고 마트 직원인 한강배의 만남도 그럴 듯한 설정이었다. 특히 1화 에피소드에 특별 출연하는 박하나는 마트 계약직 직원 송미란 역으로 분해 월주, 한강배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됐다.

물이 오른 황정음의 연기력도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에 도전해 온 그는 연기 내공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촌철살인의 명언을 던지며 삶의 교훈을 일깨우기도 했다. '믿고 보는' 황정음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이었다.

최원영 역시 어색함 없는 열연을 펼쳤다. 또한 솔직하고 감정적인 월주와 달리 차분하고 이성적인 귀반장(최원영)의 '투닥투닥 케미'도 돋보였다. 월주를 오랜 기간 관리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든 것일까. 실적이 저조한 월주에게 돌직구를 쏟아내다가도, 자신이 필요한 상황에 즉각 나타나며 동료 다운 모습을 강조했다.

특별 출연한 배우들도 극에 재미를 더했다. 각각 왕비와 세자로 등장한 박은혜, 송건희부터 춘향이로 분한 황보라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황보라는 사또의 수청을 거절해 교수대를 목에 찬 춘향이를 유쾌하게 연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하나 역시 극을 풍성하게 채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애환과 고충이 담긴 계약직 사원의 모습으로 사회 초년생의 공감을 모았다. 더불어 에피소드 말미에는 성추행 가해자를 고발해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하기도 했다.

다만 PPL 연출 장면만은 어딘가 어색했다. 드라마에서 불가피한 요소라고 하나, 급하게 준비된 듯 '숙취 해소제' PPL 장면은 고개를 갸웃케 했다. 최근 다수 드라마에서 억지스러운 PPL 연출이 문제가 된 만큼, 더욱 자연스러운 연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쌍갑포차'는 자연스러움을 내세우며 편안한 웃음, 힐링을 안겼다. 첫 방송에서 높은 합격점을 받은 '쌍갑포차'가 계속해서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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