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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자요리] 왕새우(대하) 소금구이
작성 : 2014년 09월 26일(금) 20:50

대하 소금구이

[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가을 이맘때가 되면 여기저기서 대하 얘기가 들린다. "소금구이가 맛있다" "튀김도 맛있다" "찜은 먹어 봤느냐" 가을 바다에서 잡히는 색다른 먹거리에 너도나도 입맛이 당기나 보다.

새우가 선사하는 투명한 속살의 풍미도 한 때라는 생각에 수산시장에 가는 부지런을 떨어봤다. 줄무늬가 선명한 보리새우 외에는 새우들이 다 대하처럼 보였다. 하긴 새우 크기에 따라 대하(大蝦), 중하(中蝦), 소하(小蝦)라고 부르니 시장 매대에 누워있는 왕새우들은 다 대하일수 밖에 없다. 비닐봉지 한가득 담아 대하 값을 치르고 "대하가 참 많이 잡히나 봐요" 물었다. 주인장 왈 "인도양에서 잡은 거예요"

십수년 전 군산 하제 앞바다에서 갓 잡은 대하를 먹던 기억이 난다. 선장인 아버지가 통통배를 타고 나가 잡아온 것이라 했다. 대나무 채반에 펄떡펄떡 살아 뛰는 대하를 껍질도 안 벗기고 등부터 날로 씹어 먹었었다. 마치 곰이 연어를 뜯어먹듯 그렇게 우적우적 먹었나보다. 대하에서 상큼한 바다 향이 나는 것 같았다.

소금을 깔고 그 위에 대하를 가지런히 올린다.


그 때 그 대하의 맛은 추억 속으로 고이 묻어두고 인도양에서 잡은 냉동 대하를 가지고 요리를 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왔다. 좀 더 잘 먹어보자는 보상심리가 발동했다. 그냥 후라이팬에 구워도 될 것을 아까운 소금 팍팍 써서 소금구이로 만들었다.

왕(王)새우와 소금(金)의 만남

대하, 소금을 준비한다. 조리도구로는 뚜껑이 있는 후라이팬이 좋다.

1. 후라이팬에 소금을 깔고 대하를 잘 씻어 올린다.

소금을 깔면 타지 않고 잘 익는다. 석쇠나 무쇠 후라이팬에 구워도 되는데 아차 하면 껍질이 시커멓게 탄다. 그래서 타지 않도록 바닥에 소금을 깔아 달궈진 쇠붙이와 새우 사이를 적당한 간격으로 띄어주는 것이다.

소금이 타면 후라이팬 바닥에 눌러붙어 설거지할 때 힘이 든다. 코팅이 많이 벗겨진 후라이팬을 쓸 경우에는 알루미늄 호일을 한 장 깔고 그 위에 소금을 올려놓는 것도 방법이다. 조리 후에 알루미늄 호일을 걷어내 소금과 함께 버리면 간단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호일은 반짝거리지 않는 부분을 음식물 쪽으로 향하게 해서 바닥에 편다. 호일을 만들 때 압연유를 바른 부분이 반짝거리는데 아무래도 찜찜하다.

소금구이에는 뚜껑이 있는 후라이팬이 좋다.


대하를 가지런히 올린다. 대하 수염을 잘라내고 올리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 시간 없다.

2. 굽는다.

10~15분 정도 센 불로 굽는다. 바싹 굽는다고 센 불에 너무 오래 올려놓으면 오히려 소금이 시커멓게 타게 된다. 그 때 나오는 매캐한 연기는 몸에 무척 해롭다. 소금구이 할 때는 창문을 꼭 열어놓고 하자.

새우는 익힐수록 껍데기가 붉게 변한다.

굽는 중에 한번은 뒤집어 준다.


새우를 등이 굽은 방향 반대로 꺾으면 머리만 똑 떨어진다. 머리는 모아 뒀다가 라면 끓일 때 한 두 개씩 넣어 먹으면 좋다. 시원한 새우탕면이 된다.

새우 머리는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한 두개씩 꺼내 쓴다.


알루미늄 호일은 가급적 안 쓰는 게 좋다

소금의 녹는점은 약800도, 알루미늄의 녹는점은 약660도다. 때문에 소금이 타면서 염소가스를 내뿜는 것보다 더 문제인 것은 그 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는 알루미늄 기체가 새우를 코팅한다는 점이다.

알루미늄과 알츠하이머의 상관관계 논란이 있는 마당에 구태여 알루미늄 호일을 써가며 요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 두 번은 괜찮아도 자주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금 위에서 구우면 타지 않고 잘 구워진다.



조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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