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故 구하라의 상속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거론됐던 '구하라법'이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으나 안타깝게 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된 상황에 팬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구하라법'을 포함해 상정된 민법 개정안 5건에 대해 '계속 심사' 결정을 했다. 하지만 이날 심사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회의였던 만큼 해당 법안들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구하라법'은 앞서 지난해 11월 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의 입법 청원으로 거론됐다. '구하라법'은 구인호 씨가 자신들을 돌보지 않았던 친모의 상속이 부당하다고 여겨 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부양 의무를 현저하게 게을리한 자'를 추가하라는 법이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어렸을 때 저희 남매를 버리고 간 친 어머니와의 상속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저는 제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 가족들 같이 이러한 일들로 고통받는 가정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구하라법' 제정을 위한 입법청원을 제기한다. 동참해달라"는 호소 글을 게시했고 이로 인해 친모의 만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행 민법에 따라 배우자 없이 사망한 구하라의 상속권자는 친부모가 돼 구하라의 재산을 친부와 친모가 절반씩 상속받는 상황. 구호인 씨는 자신들을 돌보지 않았던 어머니의 상속이 부당하다고 여겨 입법청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구호인 씨는 지난달 1일 MBC 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지속적으로 상속과 관련된 분쟁 상황을 알려 이목을 끌었다. 그는 "엄마가 (구하라 장례식장) 진행하는 분에게 상주복까지 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부모님의 역할을 한 적도 없는 사람이 동생의 지인들에게 가서 상주라고 주장하는 걸 용납할 수 없어 상주복을 못 입게 했다"고 설명해 충격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당시 실랑이를 하는데 어머니가 대화를 녹음하고 있었다"며 "파일을 삭제하니까 '너 후회할 짓 하지 마라'라고 하더라"라고 폭로했다. 또 상속권을 아들에게 양도한 구하라의 아버지 역시 "집 나가서 8년 만에 나타나서 이혼을 요구했고 당시 친권도 포기했다. 친권까지 포기하고 생활한 사람이 이제 와서 자식 피 빨아먹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같은 달 11일에는 故 구하라와 친분이 있었던 방송인 홍석천이 채널A 예능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구하라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친모의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폭로해 구호인 씨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홍석천은 "장례식장에 첫날 갔는데 처음엔 구하라의 어머니인지 몰랐다. 어느 분이 굉장히 반갑게 맞아 주시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저한테 'TV에서 본 사람이네'라고 악수를 하며 내 손을 만졌고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서 상갓집이라 '죄송하다'고 했다. 정말 처음에는 어머니인지 몰랐다. 나중에 지인한테 물어보니 구하라의 친모라고 하더라. 또 빈소 첫날, 어머님이란 분이 재산에 관해 얘기를 하고 목소리도 내서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해 충격을 더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고 팬들은 구호인 씨에게 지속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청원에 동참했다. 결국 '구하라법'은 입법 청원 요건인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게 됐다. 이에 구호인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갑작스럽게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소관위원회에 회부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희망과 기대 섞인 모습을 보였다. 또 '구하라법'이 최근 법사위로 회부되며 결과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끝내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팬들은 '사람들이 대부분 찬성하는 구하라 법을 폐기하다니' '민법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의무가 중요시되는 법인데 구하라법이 입법되지 못해 안타깝다' '사실상 폐기될 전망이라니 말도 안 된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하고 있다.

한편 故 구하라는 지난해 11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인은 경기 성남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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