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정준영과 최종훈이 1심에 이어 항소심 판결마저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감형됐음에도 상고를 제기하는 두 사람의 태도에 이들이 기대하는 양형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뿐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종훈의 법률 대리인 측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13일에는 정준영이 상고를 제기하면서 이로써 '정준영 단톡방'으로 불리는 단체 대화방 멤버 5인 모두가 또다시 재판 결과에 불복한 것이 됐다.

검찰 역시 지난 14일 상고장을 제출하며 이번 사건은 쌍방 항소에 이어 쌍방 상고로 이어졌다. 만약 법원이 양측의 상고를 기각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이번 사건은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된다.

그런 가운데 이들의 상고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1심에 항소하며 대폭 감형된 양형을 받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듯한 이들의 태도에 공분을 드러낸 것.

최종훈과 정준영 등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군과 같은 해 대구 등지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정준영의 경우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메신저 대화방을 통해 11차례에 걸쳐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곧바로 법리 오해와 양형 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이후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정준영과 최종훈의 형량을 감형했다. 정준영은 징역 6년에서 5년으로 줄었으며, 최종훈의 경우 5년에서 2년 6개월로 대폭 감형됐다.

두 사람의 결과가 엇갈린 건 '피해자와의 합의'였다. 최종훈은 항소심을 준비하며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정준영은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합의서를 제출하지는 못했다. 또한 이들은 항소심 선고기일까지 반성문도 꾸준히 작성했다. 이 점 역시 양형에 '진정한 반성'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성'을 적용하는 재판부의 기준은 모호했다. 재판부는 정준영의 양형에 관해 "피고인이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본인 행동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훈에 대해서는 "공소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등 진지한 반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측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성관계가 강제에 의해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 이 부분에 있어 정준영의 변호인은 한 인터뷰에서 "법리적 오인 여부를 가려 '성폭행범' 낙인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사람의 '반성' 태도를 다르게 봤다. 대중으로서는 어떤 점이 진지한 반성의 잣대가 됐는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더군다나 반성문 제출 횟수를 본다면, 오히려 최종훈이 더 빈번했다. 정준영은 총 4번의 반성문을 제출한 반면, 최종훈은 총 10차례에 걸쳐 제출했다.

어찌 됐든 고등법원은 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해 양형할 수 있는 조건은 최대한 반영한 판결을 내놓았다. 최종훈의 경우, 특수준강간 혐의의 최저 법정형이 2년 6개월이라는 걸 고려하면, 말 그대로 파격적인 감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기대했던 판결에는 못 미쳤던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집행유예까지도 내다보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중 역시 정준영과 최종훈의 '반성'에 의문을 가지며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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