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치열한 경쟁 끝에 데뷔에 성공한 아이돌이 또다시 낭떠러지로 내몰렸다. 경연에 꼭 '탈락'이 뒤따라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탈락' 제도인지, '로드 투 킹덤' 방식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하다.
14일 저녁 Mnet '로드 투 킹덤'은 모든 출연 그룹의 1차 경연을 마쳤다. 이에 MC 이다희와 장성규는 2차 경연 주제와 함께 첫 번째 탈락팀 발표를 예고했다.
앞서 첫 회에서 안내했던 바와 '로드 투 킹덤'은 중간 탈락 시스템을 도입, 최종무대에 앞서 총 2팀을 탈락시킨다. '킹덤을 향한 차세대 보이그룹의 잔혹한 승부'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제작진이 야심 차게 기획한 진행 방식이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도대체 무엇을 위한 '탈락' 시스템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로드 투 킹덤'은 지난해 방송된 '퀸덤'이 걸그룹의 재발견이라는 호평과 함께 화제가 된 후 기획된 보이그룹 버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퀸덤'에 환호했던 건, Mnet이 그동안 강조해온 '경쟁'이 아닌 걸그룹들의 '매력'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출연진들은 그간 기회가 적어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들의 매력을 다양한 무대로 뽐냈고, 팬들은 화답했다. '로드 투 킹덤'이 기대받았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주목받지 못했던 보이그룹들이 재조명되기를 바란 것. 제작진 역시 보이그룹들이 마음껏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며 다양한 팀을 섭외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탈락 시스템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로드 투 킹덤 / 사진=Mnet 로드 투 킹덤 예고
물론 경연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퀸덤' 또한 열성적인 경쟁을 위해 2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면 탈락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다만 '퀸덤'의 경우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하기 위한 정도였기 때문에 최종회까지 탈락팀은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로드 투 킹덤'은 무조건 두 팀이 탈락해야만 하는 상황을 못박았다.
더군다나 '로드 투 킹덤'은 이미 '킹덤' 진출권을 두고 서바이벌을 펼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치열하게 무대를 꾸미는데, 굳이 탈락 시스템까지 더해져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이다.
재차 말하자면, '퀸덤'이 잘된 이유는 살아남기 위한 전쟁의 무대를 꾸며서가 아니라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한 각 팀들이 다양한 무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즉 팬과 일반 시청자 모두 편하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는 방송이었다.
탈락 시스템이 도입된 '로드 투 킹덤'은 어느덧 생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보이그룹들은 '경연용' 무대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고, 결국 다양한 무대를 즐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도, 팬들도, 시청자들도 원하지 않는 탈락이다. 제작진만이 프로그램의 자극성을 위해 넣은 제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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