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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사실상 폐지, 지상파 공개 코미디 역사 속으로 [ST이슈]
작성 : 2020년 05월 15일(금) 17:57

개그콘서트 / 사진=KBS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21년 역사를 자랑하는 KBS2 '개그콘서트'가 휴식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사실상 종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S는 14일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해 '개그콘서트'가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그동안 유행어로, 연기로 대한민국의 주말 웃음을 책임져 온 재능 많은 코미디언들과 프로그램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하며 "마지막까지 '개그콘서트'다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것을 약속드리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그콘서트 1000회 / 사진=KBS 제공


지난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신인 개그맨의 등용문 역할을 하며 수많은 스타를 양성해 왔다. 또한, 수많은 유행어와 시대를 통찰한 코너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코미디 트렌드를 선도하며 다양한 이슈와 소재로 시청자들과 함께 웃고 울며 대한민국 공개 코미디의 장을 열었다.

KBS '연예대상'에서 총 네 차례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2003, 2011, 2012, 2013)을 수상했으며, 최고 시청률은 35.3%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자랑했다. 한때는 "'개그콘서트'가 끝나면 한 주가 끝난다"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있을 정도로,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개그콘서트'는 2010년대 중반부터 주축 개그맨들의 이탈, 식상한 코너 구성 등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및 SNS가 발달하면서 자극적이고 신선한 볼거리가 많아지고, 방송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보수적인 제작 환경의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한계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개그콘서트' 연출을 맡았던 원종재 PD는 지난 5월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개그콘서트' 태동기는 신선하고 보지 못한 형식의 코미디였다. 그런데 더이상 새롭지 않다"고 문제를 짚었다. 이어 "'대한민국을 웃긴다'는 모토로 20년 끌어왔는데, 힘들다. '최선이 이거냐' 하면 당장은 그렇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개그콘서트 31기, 32기 / 사진=KBS 제공


'개그콘서트'가 가만히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잠시 '개그콘서트'를 떠났던 인지도 높은 코미디언 박준형, 박성광, 박성호, 신봉선 등이 복귀하고, 이전의 코너 공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포맷, 스토리를 시도하는 코너를 신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방송일도 종전 일요일에서 토요일, 금요일로 바꾸는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시청자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금요일로 편성이 바뀐 뒤에는 시청률이 2%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KBS도 20여 년을 이어온 정통 코미디의 명맥을 잇기 위해 여러 방향을 고심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휴식기를 가장한 종영을 결정하며 지상파 공개 코미디의 명맥은 끊어지게 됐다.

'개그콘서트'가 없어지면서, 설 자리를 잃은 KBS 공채 개그맨들은 당분간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인 '뻔타스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갈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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