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최근 텔레그램 등에서 벌어진 미성년자에 대한 성 착취로 충격을 안긴 'n번방 사건' 소재 영화가 제작이 중단됐다. 이에 노홍식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13일 영화 제작사 파란프로덕션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악마의 방'(감독 노홍식)이 올 하반기 크랭크인한다고 전했다. 작품은 미성년자 성 착취에 대한 복수를 그리며 미성년자 성범죄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메가폰을 잡은 노홍식 감독은 10대 성매매에 대한 고발성 영화 '모범생',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종이비행기' 등 사회고발적인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에 대해 노 감독은 "10여 년 전부터 비열한 거리에서 미성년자들에게 뻗치는 검은손, 범죄가 독버섯처럼 퍼지는데 어느 누구도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못하고 손을 대지 못하고 있어서 그때부터 관련 정면 고발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파란프로덕션은 "오는 하반기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며 “현재 배우 캐스팅과 촬영 스태프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지난해 불거진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으로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된 1번부터 8번방(속칭 n번방)에서는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찍은 성착취 동영상과 피해자 신상정보가 공유된 내용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여성만 74명에 달하며 이 중 16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조사돼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후 경찰은 조주빈(박사), 문형욱(갓갓) 등 제작·운영자 등 15명을 검거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분노를 야기한 'n번방' 사태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수사와 가해자 처벌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 제작이 결정된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파란프로덕션 측은 '악마의 방' 제작을 취소하며 일각의 우려를 해명했다. 이날 노홍식 감독은 스포츠투데이에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며 "앞서 10대 성매매 근절 소재를 미리 기획을 했다. '모범생', '종이비행기'에 이어 동영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제작하려 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홍식 감독은 "다만 타이틀을 N번방으로 쓰면서 역풍을 맞게 됐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비난이 이어지며 국민청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저는 페미니스트로서 10년 동안 여성인권 운동을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악마의 방'은 미성년자 성매매 근절 취지를 담아 상업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노홍식 감독은 '악마의 방' 제작 취소를 거듭 강조하며 "좋은 취지로 했지만 오해를 받아 현재로서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10대 성매매 관련 이야길 더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각의 우려가 있었던 만큼 노홍식 감독은 '악마의 방' 제작 취소에 대해 'n번방' 소재라는 것을 홍보한 것이 잘못됐다며 "10년 전 시나리오를 쓸 당시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다. 내 이야기들은 법으로 해결하지 못 하는 것을 단죄하는 내용이다. 앞으로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 놈들은 죽어야 한다는 콘셉트다. 부가판권 홍보도 안 하다보니 열악한 시점에서 작업을 했다. 이처럼 저는 여성인권에 대해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노홍식 감독은 여성 인권을 위해 10대 성매매 근절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날 예정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는 노출씬이나 선정적인 장면은 없다고. 노홍식 감독은 선입견을 우려하면서도 '페미니즘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라 전했다.
"앞으로 수익금 일부를 10대 여성 인권 운동단체에 기부할 것이다. 너무 선입견을 갖고 비난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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