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조금 어색했어요"
필드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들도 무관중 경기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 국내 개막전이자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이 14일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최되는 첫 번째 대회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의 위협이 아직도 남아 있는 만큼, 평소와 다른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갤러리가 없는 무관중 대회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갤러리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펼쳤던 선수들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캐디와 동료 선수들만이 주변에 있을 뿐이다.
배선우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갤러리가 없는 느낌이 생생했다"고 무관중 경기를 펼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경기를 시작할 때 이름을 부르면 갤러리들이 박수를 쳐주시고, 나이스샷도 외쳐주신다. 또 갤러리들의 반응을 보고 공이 어디로 갈 수 있었는데 다소 어색했다"면서 "연습 라운드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어색함을 느낀 것은 최혜진도 마찬가지였다. KLPGA 투어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최혜진은 대회 때마다 늘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경기를 펼쳐야 했다.
최혜진은 "첫 홀에서 버디를 했는데 인사를 하기 어색했다"면서 "계속 (무관중 속에서) 플레이하다보니 조용히 내 플레이에 집중하게 됐다. 어색함과 편하게 플레이한 것이 반반이었다"고 전했다.
한국 나들이 때마다 수많은 팬들과 함께 했던 박성현은 "첫 홀에서는 취재진이 많이 몰렸는데, 2번 홀부터는 조용하고 작은 소리도 크게 들렸다"면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쳤는데 심심한 느낌도 있었고 신선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또 "한국에 오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신이 조금 덜 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어색한 첫날을 보낸 선수들이지만 2라운드부터는 선수들도 무관중 경기의 분위기에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플레이에 집중을 하기에는 무관중 대회가 더 나을 수 있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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