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오 마이 베이비'가 베일을 벗었다. 신선한 소재와 '현실 공감'을 내세웠지만, 첫 방송만으로는 '공감'도 '로맨스'도 '코미디'도 역부족이었다.
14일 tvN 새 수목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극본 노선재·연출 남기훈)이 첫 방송됐다. '오 마이 베이비'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은 육아지 기자 '장하리'(장나라)와 뒤늦게 그의 눈에 포착된 세 남자의 로맨스.
이날 방송에서 서른아홉, 아이를 끔찍이 좋아하지만 결혼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한 육아지 기자 장하리(장나라)는 임신이 걱정돼 산부인과를 찾아갔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의 난자를 채취해 동결 보관하기 위해서였다.
그 누구보다 결혼과 임신을 원하지만 10년째 남자는 없고, 과거 첫눈에 반해 '직진'했던 한이상(고준)은 그를 단박에 거절하며 악연으로 얽혔다. 주변에 남자라고는 자신을 '이모'라고 부르는 부하 직원 최강으뜸(정건주)와, 이혼한 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친구 윤재영(박병은) 뿐이다.
이어 극심한 생리통에 시달려 병원에 실려간 장하리는 자궁내막증에 자연임신 확률은 7%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선고를 받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신 확률도, 시험관 시술 확률도 떨어진다는 사실은 임신과 출산이 인생의 목표였던 그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에 장하리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한이상에게 "나랑 결혼할래요?"라고 말하며 '오 마이 베이비'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앞서 장나라는 '공감'을 내세운 '오 마이 베이비'에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이야기는 결혼, 연애, 육아 등 모든 여성의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을 반영한 에피소드로 꾸며졌다. 그러나 공감대를 저격하는 소재만으로 드라마를 완성할 수는 없는 법이다.
첫 방송만으로는 주인공의 서사가 시청자들을 납득시켜 공감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은 솔직 당당 육아지 기자라는 게 장하리의 인물 설명인데, 첫 방송만 봐서는 결혼과 임신만이 인생의 중대한 목표인 여자처럼 그려진다.
주인공이 아이를 원하는 것이 극의 큰 흐름인데, 임신과 아이에 왜 집착하는지는 엄마와의 돈독한 관계만으로 설명됐다. 장래희망에 '엄마'를 적을 정도의 모녀 관계라는 설명만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임신 확률이 줄어든다는 진단에 '악연'인 남자를 붙잡고 갑자기 청혼을 하는 전개를 이해시킬 수 없다. 이렇게 되니 장나라의 '명불허전' 연기력도 빛이 바랜 모양새다.
또 여자 주인공이 세 명의 남자들과 엮이고, 로맨스를 펼치는 이야기인 만큼 누구와 이어질지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야 하지만, 남자 캐릭터들의 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첫 만남에 조언을 가장한 독설을 퍼붓는 남자(고준), 이혼한 뒤 아이와 함께 돌아와 자신의 집에 빌붙는 '남자 사람 친구'(박병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자신을 '이모'라고 부르고, 생리통을 동네방네 소문내는 등 눈치도 센스도 없는 '직장 연하남'(정건주) 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스토리인데,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매력적이지 않다. 누구 하나 마음에 두고 응원할 캐릭터가 없다.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병은은 "장하리라는 인물이 어떤 남자를 선택할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재밌을 거다. 저희도 궁금하다"고 했지만, 첫 방송만으로는 그 궁금증을 유발하지 못한 듯 보인다.
'오 마이 베이비'는 첫 방송 시청률 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불안한 첫 발을 내디뎠다. 과연 앞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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