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테이블세터 이천웅과 김현수가 잘해줬고, 3회 라모스의 역전 투런홈런이 승리에 주효했다"
LG트윈스의 상위 타선이 류중일 감독을 춤추게 했다.
LG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9-5 승리를 따냈다. 1승을 추가한 LG는 2연승을 달리며 3승3패를 기록했다. 반면 SK는 4연패 늪에 허덕이며 1승5패가 됐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류중일 감독의 말처럼 테이블세터와 '4번 타자' 라모스였다. 이천웅과 김현수가 합작해 득점을 올리기도, 라모스가 단숨에 주자를 싹쓸이하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불방망이'를 지닌 김현수가 주인공이었다. 무려 4안타 3타점 경기를 펼쳤다. 1회말 상대 선발 투수 킹엄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기록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3회말에는 중견수 쪽 2루타를 터트리며 2루에 있던 이천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회말에도 그는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좌전 안타로 2루에 나가 있던 유강남의 득점을 도왔다. 8회말에는 무려 큼지막한 3루타를 터트리며 이천웅이 홈베이스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천웅과 이날 테이블세터를 이뤘던 김현수는 '안타 보증 수표'나 다름없었다.
만점 활약을 펼쳤음에도 김현수는 겸손했다. "잘 맞는 날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날이 있는데 오늘은 잘 맞았다"며 멋쩍은 듯 말하면서도 "2번에서 잘 친 것 같다. 시즌 초반에 타격 타이밍을 잘 맞추고 싶은 마음이 컸다.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미세하게 변화를 줬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1번 타자로 나선 이천웅도 때렸다 하면 안타로 연결됐다. 5번 타석에 들어서 2개의 우전안타, 2개의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마음 편히 김현수가 팀에 찬스 상황을 선물해줄 수 있는 판을 깔아준 것이다.
여기에 라모스까지 장타를 날려주니 류중일 감독의 입꼬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LG가 2-3으로 뒤지고 있던 3회말. 라모스가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킹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0M. 시즌 3호 홈런. 라모스는 경기 후 "홈런을 의식하진 않았다"며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타자의 부진으로 3~4번 타순에 자리했던 김현수가 올해 2번에서 날개 단 듯 활약해주니 LG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4번 자리는 라모스가 장타로 잘 틀어막고 있으니 이 역시 고민거리를 하나 덜게 된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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