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대한민국을 강타한 트로트 열풍과 함께 트로트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 가운데 SBS '트롯신이 떴다'와 TV조선 '뽕숭아학당'이 동시간대 같은 출연진이 나오는, 이른바 '겹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트로트 예능이 범람하며 방송가의 상도덕을 어기는 폐해도 등장하고 있다.
11일 TV조선은 새 예능프로그램 '뽕숭아학당'의 론칭을 알렸다. '뽕숭아학당'에는 '미스터트롯'의 가수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를 비롯해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그리고 MC로 방송인 붐이 출연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뽕숭아학당'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에 편성을 확정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러나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붐은 현재 매주 수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트롯신이 떴다'에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겹치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에 '트롯신이 떴다'와 '뽕숭아학당'은 각각 입장을 밝혔다. 우선 SBS 측은 "출연진들이 '뽕숭아학당'과 겹치기 출연 논란으로 시청자들에게 오해를 받고 피해를 받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등 트롯신 네 분은 사전에 TV조선 '뽕숭아학당'이 '트롯신이 떴다'와 동시간대인 수요일 밤에 편성되지 않는다고 전해 듣고 촬영을 마쳐 겹치기 출연 논란이 야기된 점에 황당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TV조선 측은 "'뽕숭아학당'에 출연 예정인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등 레전드들의 출연 분량이 '트롯신이 떴다'와 동시간대 송출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트롯신이 떴다'에 출연 중인 네 분의 레전드가 특별 출연하는 것 외에도 다수의 레전드들이 출연한다. '뽕숭아학당'과 '트롯신이 떴다'는 콘셉트 자체가 아예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SBS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12일 SBS는 공식입장을 통해 "그동안 방송사들은 진행자 및 출연자들이 같은 시간대에 '겹치기 출연'을 함으로써 출연자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해 온 것이 오랜 관례였다"고 전했다.
SBS는 "하지만 '뽕숭아학당'은 SBS에서 방송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트롯신에 떴다'에 출연 중인 MC 및 출연진들과 당초 약속했던 것과 달리 같은 시간대에 편성했다. 이로 인해 출연자들이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에 SBS는 출연진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TV조선 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시길 당부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한민국을 강타한 트롯 열풍의 열기는 뜨겁다. 그간 어르신들의 문화로 여겨지던 장르가 이제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핫'한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인기에 힘입어 방송사들은 트로트 프로그램을 쏟아냈다. 트로트 프로그램은 나오는 족족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효자 콘텐츠'로 떠올랐다. 시청률과 화제성 보장은 방송사 입장에서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방송계의 관례를 깨고 '겹치기' 출연까지 등장했다.
가장 피해를 본 건 단연 출연자들이다. 이들은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편성으로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난에 대한 우려도 쏟아진다.
'뽕숭아학당'은 기존 '트롯신이 떴다' 출연자를 다수 섭외하고도 동시간대 편성을 강행했다. '겹치기' 논란을 안고서라도 그 시간대를 고수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피해는 출연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아쉬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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