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활 방역으로 전환됐으나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엉뚱한 곳에 불똥이 튀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클럽에 연예인이 갔다는 소문이 돌고, 실제 그룹 카라 출신 박규리가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엄한 조권에게 다짜고짜 해명을 요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한 네티즌은 조권의 SNS에 "지난주 클럽 간 거나 해명해 주세요"라는 댓글을 남겼고, 이에 조권은 "미안한데 안 갔거든요? 사이버수사대로 넘깁니다. 보자 보자 하니 보자기로 보임? 내가 우스워요?"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어 "요 근래 자주 받아주니 별별 해명을 다 해달라네. 답글 달아주니 좋으세요?"라며 "'부부의 세계 봤어요. 집에서"라고 해당 클럽에 출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홍석천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최근 홍석천이 자신의 SNS에 게재한 대한민국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 사진에는 의도와는 전혀 다른 댓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이태원 성소수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홍석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 성 소수자인 홍석천이 신천지와 일부 교회에는 날선 비판을 하고, 이태원발 성소수자 클럽 사태와 관련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종교 시설에는 모임을 자제하라고 하던데 직접 관련 있는 이 모임에 관해서도 한마디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성 소수자 모임에 관해 한마디 해주시면 그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종교 집단에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표현하시더니 성 소수자 모임과 관련해서도 한마디 해주실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태원발(發) 코로나19 확산으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무차별적인 차별과 혐오가 심해지고 있다. 조권은 확인되지 않은 누리꾼의 일방적 주장과 해명 요구에 곤욕을 치렀고, 홍석천이 성 소수자라는 이유 하나로 입장 표명을 요구 당하고 있다. 홍석천은 한국에서 커밍아웃한 성 소수자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지만, 모든 성 소수자들과 일저한 경향성을 보이지 않으며 그들을 대표해야 할 이유도 없다.
이에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사이버 불링'(사이버상에서 특정인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동 또는 그러한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성 소수자를 향한 혐오는 오히려 방역을 어렵게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역시 "차별과 배제는 공동체 정신을 훼손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을 드러낼 수 없는 사회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결국 방역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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