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세계 최대 영화제인 칸 영화제가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개최 무산을 알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 인디와이어 등 외신에 따르면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지 않는다. 온라인 영화제를 하기보다는 가을에 열리는 다른 영화제들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제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위원장은 "올해 칸영화제는 물리적으로 개최될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티에리 프리모 위원장은 "올해 초청작 발표는 예년처럼 '경쟁 부문', '주목할만한 시선', '비경쟁 부문'으로 나눈 구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여름부터 내년 봄까지 개봉할 영화 중에서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칸 영화제 측은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도 개최 의지를 거듭 밝혀온 바 있다. 이처럼 칸영화제가 코로나19 여파에도 행사 강행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영화제 취소에 대비한 보험 가입 역시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프리모 위원장은 "영화 산업은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에너지, 단결 및 연대의 중요성을 재건하고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꾸준히 호소해왔으나 결국 개최 불가능을 알리게 된 것.
칸 영화제는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중의 하나인 만큼 긴 전통을 자랑한다. 1946년 시작된 칸 영화제는 1948년과 1950년엔 재정적인 문제로 진행되지 못 했다. 또 1968년에는 5월 학생운동 여파로 영화제 도중 행사가 취소된 바 있다. 앞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관객들과 전세계 영화인들을 만나왔다.
현재 물리적 개최 대신 다른 영화제들과 협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다음 달 초에 발표할 올해 초청작을 '칸 2020'이라고 이름 붙이고 토론토 영화제, 앙굴렘 영화제,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 뉴욕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가을에 열릴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방식이다. 이에 티에리 프리모는 "베니스국제영화제 외에도 토론토국제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뉴욕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칸 2020' 타이틀이 붙은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며 "베니스국제영화제와 공동으로 상영하는 아이디어도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경쟁 부분, 주목할만한 시선 등 공식 부문을 나눠왔던 칸 영화제는 지금부터 내년 봄까지 개봉 예정인 영화 목록만 발표한다. 이 영화들은 '칸 2020'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고 토론토 영화제, 산 세바스찬 영화제, 뉴욕 영화제, 부산 영화제 등에서 상영될 전망이다.
올해 오프라인 영화제가 무산된 만큼 내년 칸 영화제 출품작 심사는 올해 가을부터 시작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미뤄진 영화도 2021년 영화제의 검토 대상이 된다. 앞서 국내 개봉 예정작인 '반도', '킹메이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행복의 나라로', '자산어보', '모가디슈' 등이 언급되며 칸 영화제 초청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외신들은 입을 모아 "아카데미상과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기생충'의 성공 덕분에 한국 영화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으나 안타깝게도 내년을 기약해야 된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신작 영화를 거래하는 칸영화제의 주요 행사인 필름마켓은 6월 22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가상 부스, 비디오 미팅, 온라인 상영 등을 통해 오프라인 마켓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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