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이진혁이 연예인병 논란에 휘말렸다. 배우 김슬기와의 대화로 불거진 논란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진혁의 경솔한 대응이 화근이 됐다.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 출연 중인 문가영과 김슬기는 4월 30일 드라마 홍보를 위해 극중 배우 여하진(문가영)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드라마에서 김슬기의 연인 조일권 역할로 출연 중인 이진혁이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며 '여하경 씨 맛있습니까' '반갑습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문가영 역시 "조 기자님 안녕하세요"라고 그의 극중 이름을 부르며 환대했다.
그러나 뜻밖에 마무리 인사 중 문제가 생겼다. 문가영이 "감사합니다. 안녕. 조 기자님도 안녕"이라고 인사하자 김슬기가 "자기야. 이따 봐"라고 덧붙인 것. 단순한 상황극이었으나 일부 이진혁의 팬들은 김슬기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를 향한 악플을 쏟아냈다.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진혁이 직접 나섰다. 이진혁은 8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해가 있어서 풀고 싶은 게 있다"며 관련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소속사에 확인받고 댓글을 남겼다. 누나(김슬기)도 나한테 사과했다. 자기도 무의식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며 촬영 중이었고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래서 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나는 정말 그 장면을 못 봤다. 누나 편 들어준다는 글을 보고 속상했다. 무슨 상황인지 알고나서 '팬들이 서운해 할 만하구나' 생각했다. 잘 넘어갔고 저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진혁의 해명에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라이브 방송이 드라마 캐릭터인 여하정의 계정으로 진행된 만큼, 김슬기가 이진혁에게 한 발언 역시 연인 관계라는 롤에 맞는 자연스러운 인사였다는 여론이 힘을 받았다. 일부 팬들의 과잉 반응으로 불거진 논란이라는 것.
그러나 이진혁은 "김슬기에게 사과를 받았다"며 일련의 사태를 김슬기만의 잘못으로 못 박아버렸다. 일각에서는 이진혁이 김슬기를 향한 악플을 정당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동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이진혁은 해명 과정에서 '슈스(슈퍼스타)가 그런 거에 신경쓰면 피곤하다'는 한 팬의 댓글을 직접 읽으며 "그건 그런데 내가 마음이 아픈 건 팬들끼리 싸우는 거다. 내 첫 드라마고 데뷔작인데 나와 내 팬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가 최악의 드라마로 남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슈퍼스타'란 말을 스스로 인정하는 태도는 물론이고, 다른 동료가 무분별한 악플에 시달리게 된 일을 그저 '슈퍼스타로서 신경쓰기 피곤한 일'로 치부한 데다 김슬기의 해당 발언이 '최악의 드라마'라는 워딩까지 나올 정도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진혁의 '연예인병'을 의심하는 비아냥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급기야는 '법적대응' 카드까지 나왔다. 여자연예인 갤러리는 11일 "김슬기가 SNS 라이브 방송에서 상대배우에게 드라마 배역에 맞는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친근한 동료애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김슬기를 향해 허위사실유포, 성희롱, 명예훼손,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 악성루머 등의 게시물이 무분별하게 게시돼 김슬기와 팬들은 극심한 피해를 받고 있다. 팬들은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판단, 선처없이 강력한 법적 대응을 불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무려 11일 전 진행된 라이브 방송 사태는 이진혁의 '슈퍼스타'급 해명을 만나며 논란의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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