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수의대생 유튜버 갑수목장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잘못된 발언을 한 건 맞지만 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채널A는 7일 수의과학대 학생으로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유튜버가 조회수를 위해 동물을 학대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유튜버는 예비 수의사를 꿈꾸며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조해 분양하는 등 동물을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채널A에 따르면 실제 유튜버는 펫샵에서 산 강아지와 고양이를 유기 동물로 둔갑 시켜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이용했다. 뿐만 아니라 학대까지 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A 씨의 동료 수의대생들의 증언도 공개됐다. 이들은 A 씨가 동물을 굶기고 학대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고양이들은 굶겨야 애교가 많아진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촬영이 없을 때는 고양이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또한 새끼 레트리버가 큰 편인데도 불구하고 위생이 나쁜 좁은 철창에 가뒀다. 고양이가 햄스터를 물어 죽이도록 내버려 뒀다는 의혹도 있었다.
A 씨의 음성으로 보이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녹취록 속 남성은 "내가 사다 죽인 것도 아니고. 그냥 동물이 아니야. 4천 원"이라며 비하성 짙은 말을 내뱉었다. 유튜브에서 공개된 녹취록에서도 A 씨는 "몇백만 원씩 주고 산 고양이들이다. 굶겨야 촬영에 도움이 된다"는 발언을 비롯해 구독자를 비하하고 돈줄로 취급하는 듯한 내용의 말을 하기도 했다.
보도 당시, A 씨의 실명이 거론되지 않았으나, 누리꾼들은 A 씨 유튜버 갑수목장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갑수목장은 "오늘 채널A에 게시된 보도에 대해 많이 놀라셨을 거라 생각한다"며 "학대, 방치 등의 단어가 내 실루엣과 함께 편집됐다는 점이 너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경황이 없지만 차분히 정리해서 영상으로 설명드리겠다. 해명이라고 말하기에는 보도 자체가 악의적인 편집이지만 그동안의 저를 믿어와 주신 분들께서는 너무 놀라지 마시고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갑수목장은 5분가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갑수목장은 폭로된 녹취록은 자신이 술에 취한 채 한 발언이며, 이를 녹취한 건 전 여자친구라고 밝혔다.
그는 "전 여자친구는 내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루미를 데려와 영상을 올리며 채널을 키워나갈 때부터 내게 접근했으며 이후 함께 일을 하다 교제하게 됐다"며 "사귀는 도중에도 전 여자친구는 내가 고양이들에 대해 험한 말을 하면 호응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내뱉은 험한 말은 말뿐이지, 실제 행동과 다르다며 이는 구독자들이 더 잘 알 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술에 취하게 되는 날이 생기면 (전여자친구가) 계속해서 험한 발언들을 유도했다. 때문에 만취 상태에서 녹음된 녹취록의 모든 부분들이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녹취는 교제를 시작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내가 알지 못하게 진행됐다"며 "아마 처음부터 내 흠을 잡기 위해 접근했을지도 모른다"고 전 여자친구에게 의혹의 화살을 돌렸다.
갑수목장은 다시 한번 "험한 말들은 모두 내 입에서 나온 말들이 맞지만 고양이들의 학대나 방치에 대해서는 조금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녹음기를 켜고 조금이라도 실언하도록 유도했다는 사실에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6개월에 걸쳐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든다"며 모든 책임을 전여자친구에게 전가했다.
이해하기 힘든 갑수목장의 해명에 논란은 더 커졌다. 그러자 갑수목장은 앞선 의혹 해명 영상을 삭제한 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재차 해명에 나섰다. 그는 "레이, 노루, 절구는 펫샵에서 데려온 게 맞다"며 "친구의 추천으로 동물들을 찍어 올리면서 관심을 받게 됐고, 그 관심으로 더 큰 채널을 바라게 됐다. 채널을 성장시키고자 거짓된 영상을 찍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동물 학대 논란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갑수목장은 "절대로 고양이들을 학대하거나 굶긴 적이 없다. 학교 수업도 도망 나와 아이들 밥을 챙겨줬다. 우유를 주기 위해 새벽 3, 4시에 일어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양이들이 자신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들은 내가 눈에 안 보이면 바로 찾아올 정도로 잘 따른다"고 덧붙였다.
그런 가운데 갑수목장의 "비인간적인 방법이지만 고미, 도리 밥을 굶기니까 일을 하네. 하루 안 보니까 일한다. 일부러라도 어디 다녀와야겠다"는 발언도 논란의 중심이 됐다. 여기서 언급된 고미와 도리는 지난해 유승호가 갑수목장으로부터 입양한 고양이들이기 때문. 당시 유승호는 갑수목장 측에 돕고자 하는 의사를 전한 뒤 한 달간의 긴 대화 끝에 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했다.
유승호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셔서 고민 끝에 글 올린다"며 입양한 고양이들은 심바와 가을이로 이름을 바꿨으며 현재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동물은 평생 사랑만 해줘도 부족하다. 제발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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