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나영석 PD의 똑똑한 변화가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유튜브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바뀌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나영석 PD는 색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나영석 PD는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대표적인 예능 PD다. KBS2 여행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을 시작으로, '꽃보다' 시리즈, '윤식당', '스페인 하숙', '삼시세끼' 시리즈, '신서유기', '강식당'까지. 여행과 요리를 주축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그러나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나영석 PD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했다. 그는 가장 먼저 유튜브로 눈을 돌렸다.
나영석 PD는 인기 프로그램인 '신서유기'를 활용해 '삼시세끼 아이슬란드 간 세끼'를 tvN과 유튜브에 방송하는 실험을 했다. 채널에서는 5분만 방송되고, 유튜브를 통해 풀버전을 볼 수 있는 'TV 숏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셈.
TV에서 본 방송을 보고, 유튜브에서 비하인드를 보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TV에서 '맛보기'를 보고 유튜브에서 전편을 볼 수 있는 새롭고 색다른 방식을 내세웠다.
나영석 PD의 유튜브 채널인 '채널 십오야'는 초반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기면 이수근과 은지원을 달나라로 여행 보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실제로 100만 명을 넘게 되자 구독 취소 캠페인을 벌이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일로 대중들에게 나영석 PD의 유튜브 채널은 완벽하게 각인됐고, 현재는 구독자 185만 명을 보유한 인기 채널이 됐다.
가장 높은 영상 조회수는 무려 467만 회, '라끼남'과 '마포 멋쟁이'의 유튜브 풀버전은 평균적으로 150만 회를 웃도는 수치를 자랑한다. 이에 힘입어 젝스키스가 함께 하는 '달나라 공약이행 프로젝트 1탄 자급자족 초고속 합숙 라이프 삼시네세끼'(이하 '삼시네세끼')까지 새롭게 론칭된다.
'삼시네세끼'는 데뷔 이래 한 번도 합숙을 해 본 적 없는 젝스키스 멤버들이 서로 힙을 합쳐 자급자족으로 세끼를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 나영석 PD는 프로그램 설명회 또한 유튜브로 진행할 예정이다.
나영석 PD의 고민과 유튜브 활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노동, 요리, 과학, 미술, 여행, 스포츠 등 각기 다른 소재의 6개의 숏폼(short-form)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인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선보이기도 했다.
10분 내외의 짧은, 서로 다른 주제의 코너들이 보여진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시청률 2~3%를 기록하며 나영석 PD의 예능치고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낮은 시청률을 각오하고 '시도'한 프로그램이다.
나영석 PD는 "저 말고도 방송국에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 똑같을 거다. 다들 위기감을 갖고 있다. 방송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TV만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클립으로 시청하는 분이 많은데 알아서 끊어보라고 하는 게 무책임해 보이는 것 같다. 유튜브 클립처럼 작게 만들어보자 싶었다. 각자 다른 6개 클립을 만들어서 유튜브 영상 넘기듯 넘어가는 식으로 해보자는 실험을 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안방의 시청자라면 어떻게 TV를 소비할까'를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콘텐츠를 보는데 선택적 시청은 가능하게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앞으로 방송이 그렇게 변할 거라는 우리 고민이 반영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중의 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를 캐치, TV 방송의 화제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유튜브 채널의 접근성을 십분 활용한 나영석 PD의 '똑똑한 변화'는 예능 프로그램이 나아갈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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