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마이크로닷이 부모에게 사기 당한 피해자들을 조롱했다는 증언이 나오며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6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 부모 사기 사건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마이크로닷, 산체스 부모는 지난 1990년~1998년 친척, 이웃 주민 등에게 총 약 4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달 24일 청주지방법원 형사항소1부는 마이크로닷의 부친 신 씨와 모친 김 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부모의 실형이 확정되자 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는 사과에 나섰다. 마이크로닷은 SNS에 "저희 부모님에 대한 뉴스 기사가 보도됐을 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을 내뱉어 피해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다"면서 "경솔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고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잘못은 저의 잘못이기도 하며 부모님의 반성 또한 자식인 제가 가져야 할 반성이기도 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지난 일 년 반 동안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부모님의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많이 모자라지만 모든 노력을 다했다. 최종 판결까지 부모님의 아들로서 아홉 분의 피해자분들과 합의를 했으나 다른 네 분과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저희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미흡했던 저의 행동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산체스 역시 SNS를 통해 "부모님의 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린다. 거듭 사과드리고 피해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어머니 아버지의 잘못을 자식으로서 반성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부족한 저 자신의 모습을 항상 되새기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 어머니 아버지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보신 분들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실망하셨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형제의 사과와 배치되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는 피해자들은 "20년 전에 그렇게 큰 피해를 줬다. 지금도 신용불량자다. 그 일 때문에"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이 합의해달라고 같이 왔었다. 근데 원금도 안되는 돈을 주겠다고 하더라. 이걸로 합의 못한다 했더니 돈이 없다더라. 마이크로닷이 '하늘에서 돈 뭉치가 떨어지면 연락하겠다'며 성질을 확 내면서 돌아서더라"라고 토로했다.
또한 "판결이 나서 다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하면 우리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다. 법원 최종선고 나고 '사과할 마음이 없냐'고 했더니 마이크로닷 어머니가 째려보면서 '내가 그렇게 사정했는데 아주 속이 시원하겠다' 하면서 화를 내더라"라며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읍소로 점철된 사과문과는 달리 정작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재판 이후 아무런 연락도, 진심어린 사과도 없었다는 것. 심지어 화를 내고 조롱까지 하는 등 적반하장 식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중의 분노는 더 거세지고 있다.
"너무 늦은 사과"였다는 비난은 "거짓 사과"라는 비난으로까지 바뀐 상황이다. 뒤늦은 사과의 이유도 연예계 복귀를 노린 '입발린' 사과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이는 중이다.
피해자들의 증언으로 여론은 완전히 돌아섰다. "절대 복귀하면 안 된다"는 반응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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