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통계청이 가수 비를 조롱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문 등 통계청의 이후 대응 역시 논란에 오르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비의 '깡' 뮤직비디오에 "통계청에서 '깡' 조사 나왔습니다. 2020년 5월 1일 10시 기준 뮤직비디오 조회수 685만9592회, 3만9831UBD입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해당 댓글이 비를 조롱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UBD'는 비가 주연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흥행 실패를 조롱하는 뜻을 담은 신조어다. 엄복동에서 앞의 한 글자씩을 따온 줄임말로 '자전차왕 엄복동'의 관객 수 17만 명을 뜻한다.
'깡' 역시 유머로 소비되는 비의 '흑역사' 중 하나다. 2017년 발표된 '깡'은 과도한 자아도취를 담은 가사로 '비 역사상 최악의 음악'이라는 평을 받은 바다. '1일 1깡'이란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깡' 유튜브 뮤직비디오 댓글란이 수년째 북적이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통계청은 공공기관이다. 누군가를 조롱하는 의미를 공공기관이 나서서 사용한 건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결국 통계청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자 가수 비 뮤직비디오에 댓글을 쓰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면서 "높은 영상 조회수를 'UBD' 조회수와 같이 언급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부정적 의도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그 부분까지 고려를 못하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국민과 가까이 소통하려는 마음이 앞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댓글을 단 점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과문마저 논란이 됐다. 정작 조롱을 당한 주체인 '비'에 대한 사과가 빠졌다는 것이다. 사실상 통계청은 'UBD'와 '깡'으로 비가 조롱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적인 이슈로 만들며 그에게 상처를 입혔다. 통계청이 가담하면서 그를 향한 조롱은 더욱 더 거세게 이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사과글에는 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알맹이 없는 사과글'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의도임을 뻔히 알면서도 소통이었다며 부정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해 앞뒤 다른 사과문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여기에 사과 이후 일부 SNS 이용자들이 남긴 옹호 댓글에 통계청 유튜브 계정 관리자가 남긴 "감사합니다"란 댓글도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한 SNS 이용자가 "유쾌했다"는 의견을 내비치자 통계청이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긴 것. 사과에 진정성이 없었다는 방증이라는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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