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KBO 리그가 또 하나의 한류 상품이 됐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막이 미뤄졌던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가 5일 오후 2시 전국 5개 구장에서 동시에 막을 올렸다.
당초 KBO 리그는 3월28일 개막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무기한 개막이 연기됐다. 하지만 4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했고, 무관중이지만 5일 막을 올릴 수 있었다.
KBO 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언제 개막할 수 있을지 조차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뒤늦게 2020시즌을 개막하더라도 팀 당 144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는 KBO 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경기 수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인 만큼, 미국, 일본의 야구팬들은 한국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야구팬들 만큼이나 해외 야구팬들도 야구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KBO 리그는 야구 갈증을 해소할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KBO 리그 1경기를 생중계 한다. KBO 리그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야구팬들의 KBO 리그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ESPN은 KBO 리그에서 활약했던 에릭 테임즈(워싱턴 내셔널스)를 화상으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경기가 중계되는 동안 SNS상에 KBO 리그에 대한 포스팅이 계속해서 올라 왔다. 자신의 자동차, 가전제품 브랜드를 이유로 응원팀을 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KBO 리그가 하나의 문화상품이 된 셈이다.
KBO 리그가 전세계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먼저 개막한 것은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중순 대만프로야구가 가장 먼저 2020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퀄리티와 규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KBO 리그는 대만프로야구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야구팬들이 KBO 리그에 시선을 더 쏟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KBO 리그 경기들이 전파를 탈수록 미국에서의 KBO 리그의 인기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에서는 KBO 리그의 수준이 메이저리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KBO 리그도 1982년 출범 이후 38년간 자체적으로 발전시킨 야구 문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배트 플립, 화려한 카메라 워킹 등은 미국 야구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각 구단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미국 선수들이 많다는 것 역시 미국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상징이자 하나의 한류 상품이 된 KBO 리그가 계속해서 미국 야구팬들에게 한국 야구만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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