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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산체스 형제, 너무 뒤늦은 사과 [ST이슈]
작성 : 2020년 05월 05일(화) 14:24

마이크로닷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사기 혐의로 기소됐던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 산체스(본명 신재민) 형제의 부모가 실형 선고를 받았다. 이에 두 아들은 사과를 표했다. 이른바 '빚투' 의혹이 제기된 지 약 1년 6개월 만의 일이다.

1일 청주지법에 따르면 산체스, 마이크로닷의 부친 신모(62) 씨, 모친 김모(61) 씨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상고 포기서를 제출했다. 두 사람의 상고 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원심에서 내려졌던 실형이 확정됐다.

앞서 청주지방법원 형사항소1부(이형걸 부장판사)는 지난달 24일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혐의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열고, 신 씨와 김 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검찰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 구형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변호인은 "피고인이 채무가 변제 안 된 문제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당시 IMF라는 상황과 피고인들이 채무 변제 의지가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신 씨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청주지법 제천지원 형사2단독 하성우 판사는 1심에서 신 씨에게 징역 3년, 김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신 씨 부부가 돈을 빌린 후 갚을 의사가 없던 것으로 보인다. 재산상 채무가 1억 원 넘게 초과된 상황에서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돈을 빌린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들은 오랜 기간 고통받았고, 피해자 일부는 숨졌다. 지난 20년 간 피해 변제를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점과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일부 합의서가 제출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산체스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이들의 사기 혐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018년 11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부터였다. 이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부모는 1990년~1998년 제천시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친척, 이웃 주민 등에게 총 약 4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돈을 빌린 후 갚지 않고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해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마이크로닷은 즉각 부인했지만, 해당 의혹에 관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이후 한국으로 자진 귀국한 이들은 즉시 경찰에 체포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 넘겨진 것이다.

부모의 실형이 확정되자 마이크로닷은 결국 사과했다. 1년 반 동안 침묵을 지킨 그가 움직인 것이다.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SNS에 "2018년 11월 저희 부모님에 대한 뉴스 기사가 보도됐을 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을 내뱉어 피해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때의 경솔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고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어떤 말로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잘못은 저의 잘못이기도 하며 부모님의 반성 또한 자식인 제가 가져야 할 반성이기도 하다"며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이 긴 시간 느끼셨을 고통을 제가 감히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라고 과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 년 반 동안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부모님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많이 모자라지만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최종 판결이 내려진 2020년 4월 24일까지 부모님의 아들로서 아홉 분의 피해자분들과 합의를 하였으나 다른 네 분과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고 부모님께서는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저희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미흡했던 저의 행동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형 산체스 역시 사과문을 게재했다. 2일 산체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부모님의 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며 "피해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어머니 아버지의 잘못을 자식으로서 반성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부족한 저 자신의 모습을 항상 되새기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적었다.

이렇듯 산체스, 마이크로닷 형제는 부모의 빚투 논란에 대해 법정 선고가 확정되고 나서야 사과를 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심지어 마이크로닷은 빚투 의혹이 불거지자 피해지들과 만나 합의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그의 일행이 불법 녹취를 한 정황까지 드러나 비난을 면치 못했다.

산체스, 마이크로닷 형제는 부모의 빚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뉴질랜드로 도주한 가족은 버젓이 생활했으며, 형제가 연예인으로 데뷔해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본 피해자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없이 참담했을 터. 형제의 뒤늦은 사과문은 쫓기듯 게재한 것으로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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