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올 시즌 각 팀 새로운 얼굴들이 KBO 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2020 KBO 리그가 5일 두산 베어스-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kt wiz, 한화 이글스-SK 와이번스의 경기로 시작한다.
코로나19 여파로 3월말 열릴 예정이었던 올 시즌이 5월초에 개막하게 됐다. 평소보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그동안 야구에 목말라 있던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연습경기에서 각 구단의 새로운 선수들이 튀어나와 야구팬들의 이목을 끌어냈다.
그렇다면 2020시즌 각 구단들의 성적을 좌우할 새로운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10개 구단의 2020시즌 예비 '뉴페이스'에 대해서 알아봤다.
▲ 두산 파이어볼러 이동원
디펜딩 챔피언인 두산은 올 시즌에도 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안정된 선발진과 폭발적인 타선으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불펜진에 무게감은 선발진과 타선에 비해 떨어진다. 특히 위기 때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상황을 벗어나게 해 줄 자원이 부족하다. 하지만 올해는 두산의 우완 파이어볼러 이동원이 그 가능성을 드러냈다.
2012년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이동원은 150km를 웃도는 패스트볼로 관심을 모았지만 제구력이 흔들리며 1군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팀 내 자체 청백전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두산의 새로운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이동원은 지난달 27일 SK와의 연습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1개 공을 모두 패스트볼을 던지는 배짱투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등판해 상대 중심타자인 박병호와 이택근, 박동원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구위를 드러냈다.
1일 LG와의 마지막 연습경기에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이동원이 정규시즌에도 이러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2020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 도전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 '샌즈의 공백을 메워라' 키움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갔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던 키움은 사령탑을 교체하며 올 시즌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키움의 2020시즌 또다른 큰 변화는 외국인 타자 교체다. 지난해 KBO리그 타점왕(113타점)에 올랐던 제리 샌즈(한신 타이거즈) 대신 유틸리티 플레이어 모터를 선택했다.
모터는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키움으로서는 모터의 수비위치 변화를 통해 좀 더 유연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외국인 야수의 가장 큰 덕목은 역시 타렬이다. 우타자인 모터는 마이너리그 통산 9시즌 동안 735경기에 나서 타율 0.258(2650타수 684안타) 81홈런 387득점 344타점을 기록해 타렬에서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타격을 발휘하지 못한 모터가 KBO리그에서 얼마만큼 샌즈의 지난시즌 공격력을 채워주느냐에 따라 키움의 올 시즌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터는 2020시즌 연습경기에서 타율 0.143(14타수 2안타)를 마크했다.
▲ 'SK 내야의 기대주' 좌타 2루수 김창평
SK는 최근 몇 년간 유격수와 2루수 포지션에서 약점을 안고 있다. 꾸준히 기대를 모았던 김성현은 공,수에서 2%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고 LG에서 트레이드돼 2018시즌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강승호는 음주운전과 함께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SK는 2020시즌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프로 2년 차 좌타 내야수 김창평이다. 김창평은 신인이었던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 3타점을 기록했다. 적은 지표였지만 타격 부문에서 가능성을 드러냈다.
김창평의 가능성을 엿본 염경업 감독은 연습경기서 김창평을 2루수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김창평은 지난달 24일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에게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사령탑에 믿음에 부응했다. 이어 1일 키움과의 마지막 연습 경기에서도 마지막 두 타석에서 각각 2루타와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가능성을 나타낸 2000년생 기대주 김창평이 올 시즌 SK 내야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LG 불펜의 새로운 키맨 이상규
LG는 지난해 팀의 클로저 정찬헌의 부상 이탈 속에서도 고우석의 마무리투수 정착과 신인 정우영의 활약에 힘입어 불펜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기에는 김대현과 임찬규의 마당쇠 활약과 베테랑 송은범까지 트레이드로 합류해 안정감 있는 불펜진을 자랑했다.
그러나 LG는 올 시즌 지난해 불펜에서 활약했던 임찬규와 송은범을 선발 로테이션 후보로 정해놨다. 지난 시즌 신인이었던 정우영의 활약을 상수로 놓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LG 불펜진의 깊이가 얇아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의 새로운 우완 파이어볼러 자원이 나타났다.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을 보유한 이상규가 그 주인공이다.
이상규는 2015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단 1경기 만을 소화했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세기가 부족했다. 그러나 올 시즌 팀 내 자체 청백전부터 위력적인 구위를 드러낸 이상규는 연습경기에서 안정적인 제구력을 더하며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해 팀의 믿을맨으로 올라섰다.
파이어볼러 이상규가 정규시즌에도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LG의 필승조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NC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
2018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NC는 지난해 5위로 도약하며 5강 무대에 올라섰다. 그러나 NC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팀을 더 높이 올려줄 에이스 자원이 부족했다.
지난해 두 외국인 투수였던 드류 루친스키와 크리스천 프리드릭은 각각 9승과 7승에 그쳤다. 결국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패해 가을야구를 1경기 만에 마감했다.
NC는 2020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팀내 에이스 역할을 맡아 줄 선수로 라이트를 데려왔다. 1990년생인 라이트는 198cm, 97kg의 오른손 스리쿼터형 투수다. 직구 평균구속 150km에 좋은 제구력을 갖췄다. 커터, 투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라이트의 이러한 장점은 지난달 25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4이닝 동안 79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3km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과 140km 초반대에서 형성되는 날카로운 커터, 그리고 투심,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며 KIA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뛰어난 구위와 다양한 구종을 뽐낸 라이트가 2020시즌 NC의 에이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 KT 슈퍼루키 소형준
KT는 2년 전, 앞으로 10년간 팀 타선을 책임져 줄 고졸 신인 강백호를 얻었다. 이번에는 투수진에 새로운 거물 신인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소형준이다.
소형준은 150km를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고등학교 시절 유신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의 선발 투수로 일본전에 나서 6.2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KT의 이강철 감독은 잠재력이 풍부한 '차기 에이스' 소형준을 위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비워놨다. 소형준은 지난달 21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이강철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소형준은 특히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4개의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고졸 루키답지 않은 경기 운영 능력을 과시했다. '괴물 신인'으로서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는 소형준이 2020시즌 KT의 창단 첫 가을 야구 진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양현종과 원투펀치?' KIA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
KIA는 2017년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18시즌 5위, 2019시즌 7위로 점점 팀순위가 하락했다. 올 시즌에도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안치홍을 내보내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그러나 KIA는 KBO리그 타 팀과 달리 확실한 에이스 카드인 양현종을 쥐고 있다. 여기에 훌륭한 외국인 투수를 뽑는다면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7년에도 양현종-헥터 노에시 원투펀치로 예상치 못한 통합우승을 이뤄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KIA 새 외국인 투수 브룩스가 대박 조짐을 풍기고 있다. 194cm, 105kg의 우완 정통파 투수인 브룩스는 140km 후반대의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진다.
브룩스는 연습경기에서도 지난달 21일 삼성전에서 4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공격적인 투구와 좌우로 휘어지는 무브먼트가 인상적이었고 그 속에서도 안정적인 제구력을 자랑했다.
브룩스가 정규시즌에서도 호투를 이어가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이룬다면 KIA가 올 시즌 KBO리그의 최고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 '퓨처스리그 홈런왕' 삼성 이성규
삼성은 지난 시즌 8위에 그치며 4년 연속 5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팀 홈런에서는 NC(128개)에 이어 2위(122개)를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냈다.
그러나 삼성은 2020시즌을 앞두고 최근 3년간 86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다린 러프를 내보내고 새 외국인 타자로 타일러 살라디노를 선택했다.
그런데 살라디노는 메이저리그 통산 326경기에서 19홈런을 기록했던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삼성으로서는 다른 방법으로 올 시즌 러프가 빠져 감소된 장타력을 메워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야수 우타거포 이성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이성규는 2017년 12월 군복무를 위해 경찰 야구단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2018년 4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총 31홈런을 작렬해 북부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퓨처스리그 무대를 접수한 이성규는 2019시즌 삼성에 돌아와 1군 무대에 높은 벽을 실감했다. 타율 0.256(43타수 11안타) 2홈런 19타점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그러나 2020시즌을 앞두고 이성규의 방망이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성규는 지난달 29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2회와 9회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자신의 장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자신의 파워를 드러내기 시작한 이성규가 올 시즌 삼성의 홈런포를 책임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 '국내 선발진의 희망' 한화 이글스 장시환
지난해 9위를 마크했던 한화는 올 시즌 시작 전부터 악재를 맞이했다.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이 팔꿈치 염좌로 시즌 개막을 팀과 함께 맞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질 국내 선발 투수를 찾지 못했던 한화로서는 외국인 투수 채드 벨마저 이탈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시환의 어깨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07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장시환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 시즌 선발 투수 역할을 맡았다. 125.1이닝을 소화하며 6승1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나타냈다. 특히 140km 중, 후반대의 패스트볼과 빠르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시환은 2020시즌을 앞두고 포수 지성준과 트레이드돼 롯데에서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장시환은 팀 합류 후 뛰어난 구위를 통해 지난 3월5일 LA 다저스전 4이닝 4K 노히트, 4월25일 삼성전 5이닝 무실점 등 호투를 펼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시환은 마지막 연습경기 등판이었던 1일 KT전에서 4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기복을 드러냈다. 장시환이 2020시즌 기복을 줄이고 자신의 구위를 십분 활용해 한화의 비상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이제는 부산의 2루수' 롯데 안치홍
롯데는 올 시즌 성민규 단장의 취임 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선수는 FA로 영입한 2루수 안치홍이다.
프로 통산 타율 0.300(3926타수 1176안타), 100홈런으로 컨택과 파워를 두루 갖춘 내야수인 안치홍은 2019시즌이 끝난 뒤 펼쳐진 FA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성적이 안치홍의 발목을 잡았다. 공인구 반발 계수가 감소하면서 2019시즌 안치홍의 홈런은 5개에 그쳤다. 또한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을 증강시킨다는 것이 수비에서의 움직임 둔화로 이어져 2루 수비에서도 흔들린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점은 안치홍의 기량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들었고 안치홍은 2+2년 계약으로 자신의 기량을 다시 증명하기로 결정했다.
절치부심한 안치홍은 2020시즌 연습경기에서 타율 0.533(15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에서도 연습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다.
안치홍이 2020시즌 정규리그에서도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쳐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롯데의 유쾌한 반란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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